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험도가 가장 낮게 나왔다.
선박CII(Carbon Intensity Indicator)는 단위에너지 또는 경제 생산량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정량화한 지표로,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의 연간 탄소효율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다.
뉴스트리는 기후솔루션이 올시데이터(Allsea Data)의 CII 평가시스템을 활용해 산출한 선종별 CII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해운사 10곳의 위험도를 추정해본 결과, 우리나라 해운사들은 선종 구성에 따라 CII 위험도가 크게 차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II는 기업 단위로 공개되지 않는 '기업 비공개' 데이터지만, 선대 구성만으로도 ESG 성적을 일정 부분 가늠할 수 있다.
기후솔루션 분석에 따르면 LNG·LPG 등 가스선의 CII 위험도는 2.8%, 컨테이너선은 3.9%, 탱커선은 18.4%, 자동차운반선(PCTC)은 24.1%, 벌크선은 26.5%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LNG·컨테이너 중심 선사는 탄소 효율이 높게 나오지만, 벌크선·자동차운반선 중심 선사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성적을 보였다.
이 데이터를 각 해운사의 선대 구성 비중에 그대로 적용해 본지가 계산해본 결과, 벌크선 비중이 95%인 팬오션은 약 26.1%의 위험도가 나왔다. 자동차운반선인 현대글로비스도 CII 위험도가 높았다. 반대로 컨테이너선만 운영하는 HMM은 3.9%가 적용됐고, 현대LNG·코리아LNG·KSS해운 등 LNG선만 운영하는 선사들은 2.8%로 가장 낮았다.
LNG·컨테이너 중심 선사는 CII 위험도가 2~4%대에 그쳤지만, 벌크·자동차선 중심 기업은 20%를 넘기며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선종에 따른 친환경성 유불리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LNG·가스선은 연료 효율이 높고 선령이 상대적으로 낮아 CII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벌크선은 평균 선령이 높고 항해 거리가 길어 효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자동차운반선 역시 노후선 비중이 높아 국제기준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운사들은 기업별 평균 CII 등급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IMO 규정에 CII를 '선박 단위'로만 제출하도록 돼 있어 기업 전체 성적을 공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기후솔루션도 보고서를 통해 "선사별 CII 등급은 기업이 공시하지 않아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벌크·탱커 중심 선사의 경우 낮은 CII 등급이 드러날 경우 운항제한이나 금융·용선 계약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 공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해운업의 ESG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CII라고 한다. 해운사의 전체 탄소배출 중 전력(RE100)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고, 95% 이상이 선박연료 연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해운정책 연구자는 "한국 해운사의 환경성적은 결국 CII 개선이 결정한다"며 "벌크·자동차선 중심 기업은 2026년 이후 강화될 CII 기준에 대비해 선대 교체와 대체연료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CII 등급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선대 구성만으로 위험도가 선명하게 갈린다는 점은, 한국 해운사의 업종별 ESG 격차가 구조적으로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CII는 앞으로 국내 해운사의 실질적인 환경 성적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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