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자산 30조원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인 'ESG 공시'에 대해 '법정 공시'가 아닌 '거래소 공시'로 우선 도입하고, 공급망 배출을 관리할 수 있는 '스코프3'를 3년간 유예하는 정부의 방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녹색전환연구소는 2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ESG 공시제도'에서 거래소 공시를 우선 도입한 것에 대해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는 거래소 공시로 시작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거래소 공시로 그린워싱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법정 공시를 통해 명확한 책임과 제재 구조를 마련해야 공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거래소 공시는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간 계약 관계에 근거한 것으로, 허위·부실 공시에 대해 금융당국이 직접 과징금이나 형사책임을 묻는 구조가 아니라 벌점을 부과하는 정도의 약한 공시다. 일례로 거래소 공시 방식 중 하나인 '조회공시'는 기업의 답변에 의존하는 구조인데, '진행중인 사항없음' 혹은 '미확정'으로 답변을 반복해도 크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 10점 이상을 부과받은 기업도 1일간 매매거래정지에 그친다.
따라서 거래소 공시로는 허위·과장 또는 선택적 공개, 그린워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 지속가능성 공시는 단기 실적이 아니라 기후·환경·공급망 리스크라는 장기적·구조적 위험을 다루는 정보이므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정 공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녹색전환연구소의 주장이다.
또 ESG 공시제도에 스코프3를 3년 유예한 것에 대해 녹전연은 "스코프3는 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70~90%를 차지하는 핵심 영역"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기후 영향을 온전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호주가 1년 유예를 택한 것과 비교해 국제 기준과도 엇박자라는 지적이다. 400여곳의 글로벌 기관투자자그룹(IIGCC)도 스코프3 데이터 없이는 투자의 기후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시대상 범위가 축소된 것도 비판했다. 금융위는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58개사)를 ESG 공시 의무대상으로 했는데, 녹전연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242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산 30조원 이상 대기업은 이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강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확대 등 기후무역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탄소배출 정보 공시는 선택이 아닌 최소 요건"이라며 "ESG 공시를 법정 공시로 수정해야 시장혼란을 줄이고, 국내 기업이 글로벌 자본시장과 보조를 맞출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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