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빅테크 글로벌 PPA 절반 '싹쓸이'...AI 수요 급증탓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4 15: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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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의 청정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거래량 가운데 절반이 아마존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4개 기업에 의해 이뤄졌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전력구매계약(PPA)이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NEF(BNEF)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기업 에너지 시장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기업이 체결한 청정전력 PPA 규모는 총 55.9기가와트(GW)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대비 10% 감소한 수치로, 8년 연속 이어지던 성장세가 멈춘 것이다.
 
비록 지난해는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전체 거래물량은 2020년의 2배를 뛰어넘으며 역대 두 번째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PPA 거래량이 줄어든 것에 대해 "PPA 수요가 꺾였다기보다 '재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PPA 거래의 특징은 전세계 물량의 49%가 아마존과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4개 빅테크 기업에 쏠렸다는 점이다. 이 4개 기업이 지난해 체결한 PPA 물량은 전체 시장의 49%에 달했다. 메타가 계약한 물량은 10.24GW이고, 아마존은 10.22GW였다. 이 가운데 원자력은 약 23%에 달하는 4.7GW다. 보고서는 "에너지 공급이 유동적인 태양광·풍력 대신 원전·수력·지열 등 '안정적 전원'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개 빅테크 기업이 PPA를 싹쓸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인공지능(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4개 빅테크 기업 모두 'RE100'을 선언한 터라,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모두 청정에너지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사용을 권장하고 청정에너지 사용을 외면하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난해 PPA 시장규모가 29.5GW로 사상 최대로 커진 이유도 4대 빅테크 기업의 PPA 물량이 그만큼 늘어난 때문이다. 빅테크를 제외한 미국의 PPA 거래기업은 지난해 51% 감소한 33곳에 그쳤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사실상 미국의 PPA 거래량은 지난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PPA 규모는 17GW로, 13% 감소했다. 특히 유럽에서는 전력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단독 태양광·풍력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약화하고 저장장치(ESS)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환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풍력·태양광 에너지만으로는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관계로 태양광·배터리, 태양광·풍력 혼합, 원전 PPA 등 '기저부하형(baseload-like)' 상품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짚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안정 에너지 거래의 경우 전체 규모 5.2GW를 기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역시 2024년 10.7GW였던 기업 PPA 거래량이 지난해 6.9GW로 쪼그라졌다. 이는 인도와 한국의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일본은 사상 최대 활동을 기록하며 예외적 성장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AI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규제 강화, 시장 변동성이 맞물리면서 청정에너지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기술기업이 원전과 하이브리드 전원을 선점하는 동안, 중소기업은 비용과 규제 부담에 발목이 잡히는 구조다.

BNEF의 나옐 브리히 애널리스트는 "대형 기술기업은 더 큰 규모와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전력시장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며 "시장이 다시 성장 궤도로 돌아서려면 경쟁력 있는 가격의 청정·안정 전원이 대규모로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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