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협상' 새판짜기?…UN '화석연료 생산기업' 협상 참여 촉구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9 1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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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AP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석유·가스 생산자를 기후협상에 직접 참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액시오스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실제 배출의 상당부분이 화석연료 생산과 연결돼 있다며 생산기업과의 직접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정부끼리 감축 목표를 정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구조만으로는 탄소감축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생산기업 참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각국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약속하면서도 동시에 신규 석유·가스 개발을 승인하고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요를 줄이거나 소비를 바꾸는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판단이다. 배출을 줄이려면 배출을 만들어내는 주체와 직접 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메탄 배출 문제를 언급했다. 메탄은 단기적으로 이산화탄소보다 온난화 효과가 훨씬 강한 온실가스다. 석유·가스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대규모로 배출되고 있지만 관리수준은 국가마다 다르다. 공급단계에서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감축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유엔기후변화협약(COP) 협상에서 공식 당사자는 각국 정부다. 기업은 참관인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하거나 부대 행사와 로비 활동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최근 COP 회의에 수백명의 화석연료 업계 관계자가 등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생산 축소나 감축 책임을 협상테이블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구조는 아니었다.

구테흐스의 발언은 이런 틀을 바꾸자는 제안이다. 화석연료를 공급하는 기업도 협상 과정에서 생산계획과 감축 전략을 공개적으로 설명하고, 국제사회와 책임을 나누자는 것이다. 이는 기후 협상의 무게중심을 '소비감축'에서 '생산관리'까지 넓히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물론 반발도 예상된다. 환경단체들은 화석연료 기업이 협상 구조 안으로 들어오면 규제가 완화되거나 이해관계에 따라 논의가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산업계는 에너지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기술 전환은 결국 생산기업이 주도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감축 경로를 논의하려면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COP를 중심으로 한 기후협상이 앞으로 정부 중심 구조가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이 있는 공급자까지 포함하게 될지 주목된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번 발언은 국제 기후외교의 방향을 다시 묻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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