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잇따르면서 도심 생태계에 이상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 전역에서 쥐가 출몰하는가 하면 10월 중순인데도 모기가 날아다니고 있다.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79건이던 서울시 내에서 쥐 출몰을 목격한 민원건수가 2024년 2181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1~7월 사이에 1555건이 접수됐다.
민원이 가장 많았던 자치구는 강남구, 마포구, 관악구 순이었다. 주로 상권 밀집지역과 노후주택가가 공존하는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쥐 출몰이 늘어난 것은 폭염·폭우 같은 기상요인 영향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여름철 폭우로 하수도나 지하시설이 침수되면서 서식지를 잃은 쥐가 지상으로 이동하거나, 폭염으로 지하 온도가 높아지면서 비교적 통풍이 잘되는 지상으로 피신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식 환경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확장되면서 개체수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상기후는 쥐뿐만 아니라 모기의 생태도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기가 버티기 힘든 수준의 폭염이 매년 여름마다 이어지면서 모기의 활동시기가 점점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가 넘는 한여름 폭염에 모기의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고 모기가 알을 낳을 물웅덩이도 금방 증발해 버린 것이다. 또 짧은 기간 강하게 쏟아지는 돌발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기껏 낳은 알이 물길에 휩쓸려 버렸다. 모기의 계절이라 불리던 여름이 이제는 모기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셈이다.
이에 모기의 활동시기가 점차 늦춰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시내 53곳에 설치된 유문 등에서 채집한 모기 개체수는 지난해 10월 총 5087마리로, 한여름인 8월에 비해 오히려 2.37배 높았다. 올해도 역대급 폭염이 덮치면서 한여름인 8월 모기 개체수는 1657마리에 불과한 반면 9월 개체수는 2310마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사람과 설치류, 해충 등의 접촉 빈도가 늘면 인수공통감염병 확산 위험도 커진다고 경고했다. 김호 대진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모기는 말라리아 등 각종 질병을 퍼뜨리기 쉽고, 쥐 역시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 온갖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도심 생태계가 변하면서 해수·해충들에 대한 방역대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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