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분기(3개월) 실적 보고 의무를 없애고 반기(6개월) 보고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다시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분기 보고가 기업들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안기고, 경영진이 장기 전략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모든 상장기업에 분기 보고서를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제도를 바꾸려면 규정을 개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SEC가 공식적으로 절차에 착수한 것은 아니지만, 보고 주기를 조정하는 것이 향후 검토과제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AP는 이번 논의와 관련해 장기투자 거래소(LTSE) 같은 기관도 제도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찬반 논쟁은 불붙었다. 찬성 측은 분기 실적 압박이 기업을 단기 성과 위주로 몰아가 장기 투자와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보고 주기가 길어지면 투자자 보호가 약화되고, 소액주주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같은 날 분석 기사를 통해 이번 논의가 단순히 정치적 제안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 비교 맥락에서도 주목된다고 짚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반기 보고 중심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미국이 제도를 바꿀 경우 글로벌 자본시장에도 이 여파가 고스란히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투명성 저하에 대한 우려와 기업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SEC가 실제로 규정 개정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공청회와 의견수렴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정치적 논쟁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오랜기간 유지돼온 미국의 분기보고 의무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만큼, 향후 논의 과정은 기업 경영과 투자 환경 전반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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