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해성 판단' 폐지 선언...온실가스 규제 뿌리째 '흔들'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2 15:48:04
  • -
  • +
  • 인쇄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가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토대가 되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지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이에 반발한 환경단체들이 줄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 행정부는 지난해 중순부터 '위해성 판단'을 폐지하겠다고 밝혀왔다. 앞서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환경규제를 잇따라 폐지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등을 근거로 마련된 '위해성 판단'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가지 핵심 온실가스를 국민의 건강과 복지에 해를 끼치는 오염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근거로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주 정부들은 법을 제정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있다.

화석연료 제한이나 재생에너지 확대 등 각종 기후정책도 '위해성 판단'을 기준으로 수립됐고, EPA도 '위해성 판단'을 근거로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을 제정하고 자동차 배기가스 및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규제해 왔다.

그만큼 '위해성 판단'은 미국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적인 법적 토대였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기후변화에 노력해왔던 미국 정부뿐 아니라 국제적인 합의에도 역행되는 조치여서 미국 내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위해성 판단'에 근거해 온실가스를 규제하고 있는 주 정부들은 더이상 온실가스 규제를 할 수 없게 된다. 또 자동차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규제할 수 없어, 미국의 대기오염은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환경단체들과 기후과학계는 정부의 '위해성 판단' 폐지 발표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야기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고, 폭염과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빈번해지고 있는 게 현실인데 '위해성 판단'을 폐지하면 미국의 기후정책은 사실상 백지화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은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기후정책 기조를 제도적으로 확정하는 것이어서, 미국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기후리더십도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다만 연방 정부가 '위해성 판단' 폐지를 선언했다고 해서 즉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공개 의견수렴 등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환경단체와 주정부가 줄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위해성 판단' 폐지여부는 사법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CC, 서초구 주거환경 개선 힘쓴다...9년째 맞은 '반딧불 하우스'

KCC가 서초구와 손잡고 올해도 지역사회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다. 양 기관은 2026년 '반딧불 하우스'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년째 이어

'CDP 환경평가' A등급 받은 국내 기업들은 어디?

현대자동차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변화 부문 평가에서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을, 물관리 부문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평가대상인 292

기업 자연복원 활동 ESG보고서에 활용 가능...法시행령 개정

기업이나 단체가 자연환경 복원사업에 기여하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자연환경보전법'

우리금융 지속가능보고서, 美LACP 뱅킹부문 ESG경영 '대상'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6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세계적인 권위의 '2024/25 LACP 비전 어워드' 뱅킹 부문 대상(Platinum)을 수상했다고 6일 밝혔다.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 공시' 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5년동안 말만 무성했던 지속가능성(ESG) 공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ESG 공시

정부의 설익은 '전환금융'…고탄소 배출기업들 '대략난감'

정부가 지난 25일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전환금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전환금융의 구체적 규모와 세부 집행계획을

기후/환경

+

북극해빙 녹으면 구름 줄어든다..."기후까지 영향"

북극 해빙의 양에 따라 대기 중 구름의 양과 온난화 양상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극지연구소는 북극 온난화로 해빙이 녹으면서 대기

전세계 인구 33% '극한폭염' 영향권..."일상활동 가능시간 줄고있어"

전세계 인구 3명 가운데 1명이 극심한 폭염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10일(현지시간) 국제자연보전단체 '더 네이처 컨서번시'(The Nat

[영상] 시속 265km 바람에 '초토화'...美중부 '괴물 토네이도' 연쇄 발생

미국 중부지역에서 강력한 토네이도가 잇따라 발생해 최소 8명이 사망하는 피해가 발생했다.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에

50m 거대 쓰레기산 '와르르'…인니, 매립지 붕괴로 5명 매몰

인도네시아에서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면서 5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46개 혁신기업 '한국기후테크협회' 설립...5개 분야 스타트업 합류

녹색산업을 선도할 '한국기후테크협회'가 설립된다. 기후테크 분야 46개 기업들은 '(가칭) 한국기후테크협회' 설립을 위해 지난 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홍수로 물바다된 호주 마을...물속에서 악어까지 출몰

기록적인 폭우로 홍수가 발생하면서 강에 서식하던 악어가 마을 주변까지 나타나는 아찔한 상황이 호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