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버려지는 태양광 전력 80%까지 줄인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11 11: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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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
권오종 '에너사인코퍼레이션' 대표 인터뷰
▲권오종 에너사인코퍼레이션 대표 ⓒnewstree

"적게는 20%, 많게는 절반에 달하는 태양광 전력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 태양광 발전제어 솔루션을 개발한 기후테크기업 '에너사인코퍼레이션' 권오종 대표는 태양광 발전의 실태를 이렇게 말했다. 에너사인은 지난해 9월 뉴스트리가 주최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스타트업이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발전기는 하루 9~10시간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생산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해주는 인버터의 최소 전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혹은 구름이 낀 날에 생산된 전기는 버려진다. 이 때문에 태양광 발전기에서 가용 가능한 전력을 생산하는 시간은 하루평균 3~4시간에 불과하다.

에너사인은 태양광 발전의 변동성에 의해 버려지는 '미활용 전력'을 제어해 가용발전량을 늘리는 AI 기반 제어모듈 'ESP'를 공급하는 회사다. 이 제어모듈을 태양광 패널마다 부착하면 가용발전량이 늘어난다는 것. 권 대표는 "태양광의 미활용 전력은 전체 발생량의 20~50%가 될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라며 "ESP는 이런 미활용 전력을 회수해서 사용하므로 미활용 전력을 80%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사인의 ESP 판매 대상은 태양광 패널 제조사를 비롯해 건설사, 공기관 및 공공시설, 농가·축사·주거용 태양광 발전소 등 태양광 발전을 하는 모든 곳이다. 제품을 직접 판매도 하지만 렌탈도 해준다. 렌탈은 무상으로 제어모듈을 설치해주고 전력수익의 50%를 수수료 받는 방식이다. 권 대표는 "수수료를 내는 것보다 구매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이라며 "그만큼 발전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 버려지는 저전력 줄이는 장치 'ESP' 개발

권 대표가 ESP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고층빌딩의 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일 방안을 찾으면서다. 일반적으로 고층빌딩은 연면적에 비해 옥상면적이 좁아 지붕태양광만으로 필요한 전력을 충당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창문에 '반투명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발전 면적을 넓히지만, 반투명 패널은 값은 비싸고 에너지 효율이 일반 패널의 25% 수준에 불과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발전량이 너무 적다보니 인버터를 구동할 수 있는 최소 전압에도 못미치는 전력이 많다. 생성된 전기가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에 권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최적화 장치(MLPE)'를 떠올렸다. MLPE(Module Level Power Electronics)는 IT 기술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설비의 성능감소를 분석해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기기다. 권 대표는 MLPE에 버려지는 전력을 단기간 저장하는 아이디어를 더해 2022년 에너사인을 설립하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1년 개발 끝에 약한 전기를 모아 응축한 뒤, 인버터가 구동할 수 있는 전압에 이르면 한꺼번에 쏘아내는 'ESP'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가 반투명 패널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의 간헐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증을 통해 확인했다. 지난 2024년 베트남 호치민 옥상태양광 실증에서 평균 발전량이 21% 향상됐고, 한국화학시험연구원(KTR) 검증에서도 약 25% 향상으로 기술력이 입증됐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2024년 9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25년 17억원으로 2배 늘었다. 대부분의 매출은 베트남에서 발생하고 있다. 권 대표는 "베트남은 지난 2024년 실증사업을 하면서 진출하게 됐고, 지난해 10월 베트남 공기관과 협력을 체결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오는 5월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사인의 AI 기반 태양광 발전 제어장치 'ESP' ⓒnewstree


◇ "모든 태양광 패널에 설치 가능한 제품"


에너사인의 ESP는 3~4시간이던 가용발전 시간을 6~7시간으로 늘려준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인버터가 작동하려면 최소 전압 30~54볼트(V)가 필요한데, ESP는 최소 전압에 못미치는 전력을 모았다가 인버터가 구동할 수 있는 전압이 되면 한꺼번에 밀어 올려준다.

또 에너사인의 ESP에는 온디바이스 AI가 탑재돼 있다. 기존 태양광 발전 제어기들은 단순 알고리즘에 따라 패널을 가동시키기 때문에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 반면 ESP는 설치된 장소의 발전 패턴과 부하량을 AI가 스스로 학습해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적용한다. 제어모듈에 자체 AI칩이 내장돼 있어 외부 서버 연결없이 연산이 가능하다. 권 대표는 "ESP는 별도의 서버 유지 비용도 필요없고, 관리에도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ESP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인버터, 배터리 연계형 시스템과 호환이 가능하고, 소형 태양광 패널부터 중대형 태양광 패널에 이르기까지 어떤 형태의 태양광 패널이든간에 모두 설치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태양광 모듈인 페로브스카이트, 카드뮴 텔룰라이드(CdTe) 등 저전력 시스템에도 사용할 수 있어 가용성이 높다.

에너사인은 현재 국내에서도 시범사업을 진행중이다. 권 대표는 이 시범사업을 통해 알고리즘과 컨트롤러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태양광 패널 1개당 ESP 1개를 설치하는 1대1 방식이지만 앞으로 4개 패널당 1개씩 설치하거나 10개 패널당 1개씩 설치하는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 대표는 "버려지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재생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태양광 발전 효율을 높여 누구나 전기를 생산하고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퍼스널 재생에너지'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2023년 약 5조80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태양광 발전 최적화 장치(MLPE) 시장은 연평균 13.3%씩 성장해 2032년에 이르면 15조7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오종 에너사인코퍼레이션 대표 ⓒnews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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