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하룻만에 공습하고 해협 봉쇄하고...美-이란 '합의' 갈길 멀다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9 09: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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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AP연합)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해 250명이 넘게 사망하면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번 휴전에 대한 합의된 사항은 쌍방이 공격을 중단하는 것과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는 것이었다. 이런 합의 하에 미국과 이란은 휴전기간에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고, 양측은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대면 고위급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이스라엘은 8일(현지시간) 베이루트 남부, 레바논 남부, 베카계곡 등을 포함한 여러 지역을 동시에 타격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최소 182명이 숨지고 89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 지휘 거점과 군사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10분동안 100곳이 넘는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는 이번 전쟁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습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은 이번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공격의 정당성을 밝혔다. 미국도 레바논은 애초 합의대상이 아니라며 이스라엘을 거들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공격이 벌어진 날 "이란이 휴전에 레바논이 포함됐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시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레바논 공습이 이란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는 레바논 문제 때문에, 그리고 미국이 한 번도 휴전 대상이라고 말한 적 없는 사안을 이유로 이 협상을 무너지게 하려 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라며 "우리는 그게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선택은 그들 몫"이라고 더했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7일 저녁 미국과 이란 그리고 동맹들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합의 직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하자 곧바로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하게 항의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미국이 위반한 항목으로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격, 이란 영공에 진입한 드론, 그리고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정을 제시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에 대해 우리가 가진 깊은 역사적 불신은 모든 형태의 약속을 반복적으로 위반해온 데서 비롯된 것이며, 그 패턴이 이번에도 다시 반복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양자 휴전이나 협상은 비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직후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닫혔다. 합의 직후 일부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는 것이 관측됐지만 레바논이 공격받은 직후 해협은 다시 봉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을 제시했지만, 이란의 입장은 다른다. 이란은 휴전 기간에도 선박 통행을 엄격히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휴전에 이르렀지만 공습은 계속됐고, 해협 통항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서로 '합의 위반'이라며 협박성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협상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로 분석하고 있지만, 자칫 휴전 기간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됐을 경우 또다시 전세계가 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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