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화와 등산복 등 아웃도어 제품들이 청정지대인 산악과 호수지역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세크리드하트대학 팀 키스 데이터학자가 이끈 연구팀은 뉴욕 북부 애디론댁 산악 호수를 조사한 결과, 등산객들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이 자연에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23년 해발 약 1300m에 위치한 '테어 오브 더 클라우즈 호'(Lake Tear of the Clouds)에서 채취한 물 샘플에서 1mL당 9.45개의 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 허드슨강의 수원 중 하나인 이 호수는 등산객들이 찾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지역이다. 당초 연구진은 이 호수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이 빗물 등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2025년 조사에서는 테어호와 비슷한 고도에 위치한 모스 연못(Moss Pond)에서 미세플라스틱이 1mL당 약 0.73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모스 연못은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인적이 매우 드문 곳이다. 같은 시기 테어호에서는 1mL당 약 16.54개의 입자가 검출돼 미세플라스틱 양이 더 늘어났다.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호수가 인적이 드문 호수에 비해 미세플라스틱 검출량이 무려 23배나 많았던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등산객의 옷과 장비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키스 교수는 "합성소재로 만든 운동화와 의류가 청정지역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며 "매년 수만명의 사람이 오가는 도로에 인접한 테어호와 도로가 없는 모스 연못의 미세플라스틱 양을 비교하면 이는 매우 분명한 징후"라고 말했다.
이전 연구에서도 바닷물 샘플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70%가 의류에서 유출된 것이었다. 미세플라스틱은 구름과 내리는 비에서도 발견됐다. 미세플라스틱에는 BPA, 프탈레이트 및 PFAS 등 유해물질을 포함한 1만6000여개의 화학물질이 함유될 수 있으며, 폐 염증을 일으켜 폐암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비영리단체 '환경워킹그룹(EWG)'의 연구원 사미 로마닉은 이번 연구의 결론에 동의하며, 업계가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이 낮은 의류와 신발을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닉 연구원은 등산시 "부드러운 밑창보다 플라스틱 방출량이 적은 단단한 고무 밑창 신발을 착용하고, 합성섬유 옷을 입을 경우 그 위에 천연섬유 옷을 덮어 입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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