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전세계에서 사라진 숲의 면적이 8만1000㎢에 달했다. 3년전 전세계 100개국 정상이 합의한 이후 2배 늘었다.
14일 발간된 '2025 산림선언평가(Forest Declaration Assessment)'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100여개국 정상이 2030년까지 산림벌채를 중단하고 22조원에 달하는 복구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지만 2024년 산림 손실율은 2021년 4만2000㎢보다 2배나 늘었다. 보고서는 "숲을 보호하지 못하면 인류의 번영이 위험에 처한다"고 경고했다.
불과 3년 사이에 이처럼 산림벌채가 크게 늘어난 원인은 가축과 농업, 벌목 및 채굴업에 지급되는 보조금 때문으로 지목됐다. 지난 10년간 산림 손실의 85%를 차지해온 농업은 연평균 4090억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받았다. 이는 매년 산림 보호·복원에 나가는 국제 공공기금 59억달러보다 약 70배 많은 금액이다.
산불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열대우림 지역의 산불은 개간을 목적으로 숲에 지른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심각해진 가뭄으로 평소 습하던 열대우림이 건조해지면서 숲이 오히려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 지역에서 산불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지난 2년 평균보다 7배 더 늘었다. 독일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보다도 많았다.
보고서는 전세계가 현재 COP26 합의안의 목표에서 63% 벗어났다며, 현 금융시스템이 토지 개간에 투자하고 산림 파괴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위트니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은행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산림벌채 기업에 투자해 260억달러, 매일 평균 약 700만달러를 번 것으로 나타났다.
뱅가드, JP모건체이스, 블랙록이 이끄는 미국 은행들은 54억달러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고, BNP파리바와 라보뱅크를 필두로 한 유럽연합(EU) 은행들도 35억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HSBC, 애버딘그룹, 슈로더가 이끄는 영국은행들은 12억달러를 벌었다. 중국 금융기관들도 당국의 녹색금융 정책에도 불구하고 12억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에린 매슨은 "매년 약속과 현실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며 사람, 기후 및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가와 기업, 투자자들은 산림보호에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대응하고 있고, 이마저도 산림파괴로 세워진 경제시스템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오는 11월 브라질 벨렘에서 열리는 COP30에 희망을 걸고 있다. COP30은 아마존에서 열리는 첫번째 기후정상회담으로, 이 자리에서 열대우림 보존 자금 1250억달러를 모금하는 합의안이 제안될 예정이다. 매슨 저자는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참여한 지속가능한 금융싱크탱크 '클라이밋 앤 컴퍼니' 관계자 엘리자베스 호흐는 "산림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150조달러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40%만이 산림 정책을 세운 상황"이라며 이번 COP30에 금융기관이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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