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폭염과 산불 등이 빈번해지면서 80년 후 관광산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지속가능한 교통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자인 스테판 괴슬링(Stefan Gössling)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는 "우리는 이미 비관광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탄소오염이 폭염을 부추기고, 산불을 악화시키고 수확을 망치고 있을 뿐 아니라 여행비용 역시 급등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80년전 유럽에서 대규모 관광이 시작됐지만 80년 후 세상에 관광은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관광박람회에서 전세계 여행사와 렌터카회사, 크루즈운영업체, 호텔경영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그의 기조연설은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실제로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알프스 스키리조트들은 따뜻해진 날씨에 눈이 녹으면서 폐업위기에 내몰리고 있고, 남유럽 해변들은 해안침식으로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 또 스페인 호텔들은 가뭄으로 수영장이 텅텅 비어가고 있고, 아름다운 그리스 섬들은 산불에 잿더미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당 지역의 기후변화는 점점 더 심각해져 관광업은 직격타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호주 여행사인 인프레피드 트레블(Intrepid Travel)에 따르면, 유럽을 여행하는 호주 여행객 수가 올해 처음으로 비성수기(4월, 5월, 9월)가 전통적인 여름 성수기(6월, 7월, 8월)보다 많았다. 이 회사의 브렛 미첼(Brett Mitchell) 사장은 "이런 추세가 주류로 자리 잡으려면 5~10년이 걸릴 줄 알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모든 것이 가속화됐"고 했다.
부킹닷컴(Booking.com)에 따르면 전세계 여행객의 42%는 이제 시원한 여행지를 선호하며, 54%는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활동을 바꿀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후변화는 커피와 올리브, 초콜릿 가격만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광비용까지 상승시키고 있다. 특히 항공료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세 도입이나 비행기를 자주 탈수록 추가로 세금을 더 내게 하는 '빈번한 항공 이용세(Frequent Flier Levy)'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괴슬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관광산업의 온난화 기여도는 8.8%다. 항공기를 이용하는 인구는 전세계 2~4%에 불과하다는 점을 봤을 때 이들이 배출량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들의 여행횟수만 줄여도 항공배출량의 25%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괴슬링은 "관광은 정부나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시스템으로 여기지만 우리 역시 그 시스템의 일부"라며 "개인의 행동이 모여 지구의 문제를 만드는 것처럼 개인들의 책임있는 선택과 행동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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