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당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체코 원전 수주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에너지전환포럼도 이같은 사실에 분노하면서 22일 성명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주를 통해 지지율을 만회하려다 국민을 농락한 셈"이라며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포럼은 성명에서 "한수원이 지난 1월 WEC와 체결한 기술면허협약은 원전 수출 1기당 8억2500만달러(약 1조1400억원)를 기술사용료와 핵심 기자재 일감 등으로 WEC 측에 지불하고, 핵연료 공급 권한까지 WEC에 제공하는 굴욕적인 내용"이라며 "이는 한수원이 체코와 맺은 원전 2기 건설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독소 조항이 포함된 협약 효력이 50년간 유지된다는 점도 꼬집었다.
포럼은 "한수원은 문재인 전 정부의 탈원전 탓에 세계 최고 원전기술을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고, APR1400 원전은 한국에서 독자 개발한 '국산기술'이라 홍보했다"면서 "그러나 미국 핵규제위원회(US NRC)는 APR1400의 원자로 노심 설계가 WEC의 시스템80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이어 "WEC 측의 침해 소송전이 본격화되고, 지난해 여름 한수원이 미국 에너지부와 WEC 본사 방문 이후 '국산기술'이라는 홍보문구는 자취를 감췄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 불공정 협정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앞서 지난 19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산자부에 원전기술 관련 불공정 협정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이에 포럼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라며 "산자부 자체 조사가 아닌 처음부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관 산자부 장관이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으로 한수원과 이해관계를 얽혀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회보고 및 심사 없이 진행되는 공기업 원전 수출 계약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법령도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포럼은 "한수원의 홍보와 달리 세계 원전 시장은 쇠퇴하고 있으며, WEC가 '독소 조항'을 요구한 건 원전 시장이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레드오션이 됐음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력 시장에서 재생에너지가 신규 발전 설비의 92.5%를 차지한 반면, 원전은 7GW 준공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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