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대지방에 나무를 심으면 다른 지역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 및 기후완화 효과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UCR) 연구팀은 나무를 심을 때 1년 내내 자랄 수 있는 따뜻하고 습한 지역에 심으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뿐만 아니라 산불 방지, 더위 완화 등 이점이 가장 극대화된다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나무를 심으면 기온을 평균 0.01℃ 낮출 수 있는데, 열대 지역에서는 0.1℃, 중앙아프리카 등 일부 열대 지역에서는 0.8℃까지 기온을 떨어뜨린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여기에 탄소흡수로 인한 간접적인 냉각효과까지 계산하면 기온을 최대 0.15℃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나무의 탄소흡수 효과 자체는 어느 지역에 심어도 비슷하다.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온도다. 고위도 지역의 나무는 미미한 난방 효과를 지니는 반면, 열대지방의 나무는 증산작용을 통해 방출하는 수증기의 양이 늘어 열을 식히는 냉각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증산작용은 식물이 잎의 기공을 통해 물을 수증기 형태로 대기 중으로 내보내는 현상이다. 나무는 뿌리로 흙에서 물을 빨아들여 줄기와 잎으로 옮기고, 잎의 수분은 광합성 과정에서 이뤄지는 증산작용을 통해 대기 중으로 나간다. 이 수분은 주변 환경과 나무 모두 식히는 효과가 있다. 사람이 땀을 흘려 몸을 식히는 과정과 비슷하다.
연구에 따르면 열대지방에서는 나무가 빨아들일 수 있는 물이 풍부해 증산량이 증가한다. 또 늘어난 수증기는 구름을 형성하고, 수증기 자체도 태양열을 흡수해 땅에 도달하는 태양열까지 줄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열대 나무는 다른 지역 대비 산불 내성에도 더 뛰어나다.
캐나다 일부 지역과 미국 북동부에서는 나무가 태양열을 과하게 흡수할 수 있어 오히려 냉각효과를 떨어트리고 산불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연구팀은 "그렇다고 이 지역에서 나무를 제거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어느 지역이든 나무는 환경과 생물다양성에 필수이고 탄소흡수 및 기후완화 효과를 지닌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 제1저자인 제임스 고메즈 UCR 연구원은 "열대 나무는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뿐만 아니라 수증기를 방출하면서 더위를 식힌다"며 "다른 지역에 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열대 지방은 그 이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기후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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