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주일전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 발생한 산불이 45℃에 달하는 폭염과 강풍을 타고 계속 번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20여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포르투칼에서도 8건의 산불이 발생해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어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서 발생한 산불은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철도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스페인 정부는 산불 진화작업을 위해 2000여명에 달하는 군인을 투입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주일 넘게 불길이 확산되면서 산림은 이미 11만5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변했다. 스페인 북서부에서 시작된 산불은 동남쪽 방향으로 확산되면서 현재 북서부 지역인 갈리시아와 레온, 아스투리아스, 엑스트레마두라 등이 피해를 겪고 있다.

이처럼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원인은 폭염과 강풍 때문이다. 스페인 일부 지역은 17일 낮 최고기온이 45℃에 달하는 등 연일 40℃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과 산불은 기류까지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돌발성 강풍이 잦아지고 있다. 이 강풍으로 산불을 더욱 부채질하면서 피해지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산불이 돌풍을 타고 치솟는 '불꽃 토네이도'가 포착되기도 했다. 스페인 산불은 낮 최고기온이 조금 수그러드는 오는 19일까지 계속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기후 비상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이베리아 반도는 기후재앙이 더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전국적인 대규모 협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과 이웃하고 있는 포르투갈도 폭염과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포르투갈은 중부와 북부지역에서 8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주요 관광지인 피우다우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포르투갈은 올들어 산불로 14만5000ha의 숲이 잿더미가 됐는데, 이 중 절반인 7만3000ha가 지난 사흘간 발생한 피해였다.
지중해 지역의 폭염은 스페인과 포르투칼뿐 아니라 유럽 남부지역 곳곳에서 산불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주 41.6℃에 달하는 폭염에 시달렸던 프랑스는 중부지역인 오드에서 발생한 산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파리의 1.5배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마찬가지로 40℃ 넘는 폭염이 이어졌던 이탈리아도 남부지역인 나폴리 베수비오 화산을 시작으로 코센차, 시칠리아, 포텐차 등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지금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폭염은 현재 유럽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온난화 영향으로 지중해 해수온이 상승했고, 그 영향으로 유럽 상공에 고기압 세력이 발달하면서 장기간 정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기압에 의해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육지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빌프랑슈-쉬르-메르 해양학 연구소 장피에르 카투소 연구소장은 "지중해 수온이 10년마다 0.4℃씩 상승하고 있으며, 추후 지중해의 '열대화'로 이어지고 산발적인 해양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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