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의문점...랜딩기어는 왜 작동되지 않았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30 12:53:30
  • -
  • +
  • 인쇄
▲무안공항에 동체착륙하다가 외벽에 충돌해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잔해(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문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착륙시 왜 '랜딩기어'(착륙시 사용하는 바퀴)가 작동되지 않았는지다. 

사고 여객기는 착륙을 시도할 당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했고, 활주로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아 속도를 줄이지 못하면서 활주로 끝단에 있는 담벼락과의 충돌로 폭발해 기체가 산산조각났다.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빚어진 참사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랜딩기어는 비행안전과 직결되는 필수장치다. 비행기 바퀴를 포함해 기체 이착륙과 지상 이동에 필요한 모든 장치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비행할 때는 바퀴가 동체 내부로 접혀 수납함에 보관되고, 착륙할 때 동체 밖으로 펼쳐지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브레이크 역할도 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사고 여객기의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여객기가 새떼 충돌로 인해 엔진이 고장났다고 해도 랜딩기어는 펼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비행기 엔진과 랜딩기어는 연결돼 있는 장치가 아니라 별도로 조작하도록 돼 있다. 실제로 새떼와 충돌해 엔진에 손상을 입어 회항한 사례는 많다. 하지만 랜딩기어가 작동되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한 항공정비학 교수는 30일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엔진과 랜딩기어는 완전히 별개로 움직인다"며 "내부 유압 계통에 동시에 문제가 발생해야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랜딩기어 미작동 원인으로는 기체 결함, 정비 부실, 조류 충돌 과정에서 내부 유압 계통 고장 등이 지목되고 있다. 상황이 너무 급박해 랜딩기어를 수동 조작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랜딩기어 수동 조작에는 최소 1분 30초~2분이 소요되는데, 당시 여객기는 1차 착륙 시도 실패 뒤 2분도 지나지 않아 2차로 동체착륙을 했다. 이 때문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즉시 비상착륙을 해야만 하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체 자체의 결함과 항공사의 정비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사고가 발생한지 하루만인 이날 오전 6시께 제주항공 동일 기종인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 등으로 탑승을 포기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회항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며 "무안공항 사고기는 정기적으로 정비·점검이 이뤄졌으며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확한 사고원인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참사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를 확보해 현재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중이다. 이 중 하나는 외형이 일부 손상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로 보내 조사를 맡길 예정인데, 이 경우 분석에 6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