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카타르로 에너지 수입국을 바꾼 유럽이 이란 전쟁으로 또다시 에너지 파동을 겪을 위기에 처했다.
2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최근 거래에서 단기간에 최대 45%까지 치솟았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중동 에너지 시설과 해상 운송로에 대한 불안이 커졌고, 글로벌 LNG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격이 뛰었다.
특히 주요 액화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의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LNG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줄인 이후 중요한 대체 공급처 역할을 해왔다.
중동에서 생산되는 LNG 상당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유럽과 아시아로 운송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경로다.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해상 운송이 제한될 경우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급등은 유럽의 에너지 구조가 여전히 외부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보여준다. 유럽은 최근 몇 년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를 빠르게 늘리고, 가스 저장시설을 확충하며, 수입선을 다변화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 의존도도 크게 낮췄다.
하지만 러시아산 가스를 줄인 대신 글로벌 LNG 시장 의존도는 높아졌다. 공급처는 다양해졌지만, 그만큼 중동 정세와 해상 운송 리스크에 더 민감해진 구조다. 의존의 방향만 달라졌을 뿐, 가격 변동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은 현재 겨울철을 앞두고 비교적 높은 가스 저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저장량이 충분하더라도 국제 가격이 급등하면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에너지 집약적인 철강·화학·비료 산업은 원가 상승 압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이는 생산 축소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력시장 구조도 부담 요인이다. 유럽은 가스 발전이 전력 도매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었더라도 가스 가격이 오르면 전력 가격이 함께 상승한다. 결국 가계 전기요금과 물가 전반에 파급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물리적 공급 부족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분쟁이 장기화되면 시장의 불안 심리가 반복적으로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45% 급등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온 유럽도 지정학적 충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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