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도 짜증나는데 곰팡이 달걀까지...잼버리 안전운영 '비상'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3 18:29:10
  • -
  • +
  • 인쇄
폭염에 온열환자 이틀 만에 300명 발생
폭염인데 그늘막도 없고 곳곳 물웅덩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수돗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야외활동을 해야 하는 '잼버리 세계스카우트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사태가 잇따르자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3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개영식에서 발생한 온열환자는 108명"이라며 "다만 두통, 복통, 근골격계 손상 등의 유형을 포함하면 개영식 관련 환자는 모두 139명"이라고 밝혔다. 대회 첫날인 1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를 비롯한 부상자는 992명이고, 이 가운데 온열질환자는 207명이어서 이틀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0명이 넘었다.

현재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는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는 전세계 154개국에서 4만3000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였다. 모험을 즐기려고 모인 청소년들이 한국의 '찜통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현재 야영지 내 마련된 잼버리 병원의 50개 병상은 밀려드는 환자를 더이상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다.

야영지 상황도 최악이다. 간척지에 마련된 야영장은 제대로 배수가 되지 않는데다 얼마전 장맛비까지 퍼부어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는 습지다. 이 때문에 풀밭에는 모기가 들끓고 있다. 또 폭염에 대비한 그늘막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대회 참가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한낮 뙤악볕을 피해 그늘에 드러누워 쉬거나 수돗물로 몸을 적시고 있지만 열을 식히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극한폭염'이 이미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국내외 비판이 쏟아지자, 행정안전부는 3일 뒤늦게 부랴부랴 행사장 내 폭염 저감시설 추가 설치와 폭염 에방물품 지원 등 3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나섰다. 또 행사 안전요원과 소방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군 당국도 의료인력 40여명을 급파하고 그늘막 증설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미숙한 운영도 도마위에 올랐다. 대회 참가자가 4만3000명에 이르는데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대원들 아침식사로 지급된 삶은달걀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거기에 야영지에서 판매하는 생활용품에 대해 바가지 요금을 받는 것까지 알려지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대회는 아직 열흘이 더 남아있다. 북상하는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한반도 폭염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잼버리가 마지막날까지 무사히 치룰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대회일정을 축소하거나 실내로 이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대회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2일 열리는 폐막까지 새만금 현장에 집무실을 옮겨 대원들과 함께 숙식하고 업무를 보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英 보험시장도 '지각변동'..."주택 수백만채 버려질 것"

기후변화로 홍수가 잦아지면서 미국에 이어 영국의 주택보험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영국 보험업계 분석을 인용해

수렁에 빠진 美태양광...트럼프 행정부, 최대 프로젝트 '백지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를 은밀하게 취소하면서 공화당·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미국 정계를 혼란에 빠뜨렸다.14일(현

유네스코 보호지역 98% 기후변화 직격탄…“보존보다 적응이 과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이나 생물권보전지역 대부분이 폭염·산불·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날씨] 겨울 부르는 '가을비'...토요일까지 매일 내린다

15일 오후부터 다시 흐려지고 비가 내리겠다. 동해안과 전남 남서부, 제주 동부 등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비가 약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 비는 16일

등산화·등산복 미세플라스틱 '뿜뿜'...고스란히 자연에 유출

등산화와 등산복 등 아웃도어 제품들이 청정지대인 산악과 호수지역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13일(현지시간) 미국 세크리드

도심 '싱크홀' 지하수유출이 원인인데...정부 관리체계 '구멍'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지반침하)의 원인이 지하수 유출이 지목되고 있음에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통계항목조차 없는 것으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