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AS 5분만 검출"...환경 오염물질 찾아내는 '미세칩' 개발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8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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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이 미세유체칩에 오염물질이 추출되는 모습을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각종 생활용품에 과불화화합물(PFAS)이 섞여있는지 5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는 미세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통상 환경 오염물질을 검출하는 방식은 시료를 거르고 분리하고 농축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이 미세칩을 이용하면 복잡한 과정없이 환경 오염물질을 찾아낼 수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김주현 박사 연구팀과 충남대학교 유재범 교수 연구팀은 고형물이 섞인 시료에서도 별도 전처리 없이 오염물질을 바로 추출·분석할 수 있는 미세유체 기반 분석 장치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이나 식품, 환경 시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량 오염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시료 속에서 목표 물질만 골라 농축하는 '전처리'가 필수다. 기존에는 액체-액체 추출법(LLE)이 널리 사용됐지만, 많은 용매가 필요하고 자동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액체-액체 미세추출(LLME)' 기술이 개발됐지만, 시료에 고형물이 섞이면 고형물 제거를 위한 여과 과정이 반드시 필요해 실효성이 떨어졌다. 특히 토양 오염수, 하천 퇴적물, 식품 슬러리 등 실제 환경 시료에는 적용이 쉽지 않았다.

기존 기술들은 대부분 '고형물 제거→추출→분석' 다단계 구조였고, 이 과정에서 시간·비용 증가와 함께 분석 신뢰성 저하가 발생했다는 점이 핵심 한계였다. 이런 문제는 환경 오염 감시, 식수 안전 관리, 의약품 잔류물 분석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분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미세유체칩에 오염물질이 추출된 모습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은 오염물질을 담는 소량의 추출 액적을 미세 칩 내부에 가둔 뒤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의 미세유체 장치를 고안해 이를 해결했다. 이는 흐르는 물 옆에 작은 스펀지를 붙여 물속의 색소만 스며들게 한 뒤 스펀지를 떼어내 분석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시료는 계속 흐르지만, 추출용 액적은 제자리에 머물면서 오염물질만 빠르게 흡수한다. 고형물은 채널을 따라 흘러가므로 막힘이나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이용해, 최근 유럽에서 환경문제 물질로 규제받기 시작한 과불화화합물(PFAS)과 항경련제 성분인 카바마제핀(CBZ)을 실제로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모래가 섞인 슬러리 시료에서도 여과 과정없이 한 번에 추출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실험 결과, PFAS는 5분 이내에도 분석 신호가 검출됐으며, 슬러리 시료에서 추출한 카바마제핀은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 분석을 통해 명확히 확인됐다. 이는 기존 전처리 기반 분석 대비 단계 수를 크게 줄이면서도 분석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분석 자동화와 소형화에 적합한 플랫폼 기술로서, 환경 오염 모니터링, 식품 잔류농약 검사, 의약·바이오 시료 분석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주현 박사는 "복잡한 전처리 과정을 하나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 분석과 자동화 시스템에 큰 장점이 있다"고 밝혔으며,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국민 생활 안전과 직결되는 환경·식품 분석 기술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센서분야 국제학술지 ACS Sensors 2025년 12월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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