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확대보다 기업의 직접 감축 노력이 우선이라는 국제보고서가 공개되며 상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국제감시단체 카본마켓워치(Carbon Market Watch)는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200여개 기업의 자발적 탄소배출권 구매와 감축 성과를 분석해보니, 배출권을 많이 구매한 기업일수록 온실가스 감축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배출권 구매가 내부 감축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상쇄를 중심에 둔 탄소감축 전략은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분석에 따르면, 스코프1·2 직접배출 감축을 강화한 기업과 배출권 구매에 의조한 기업간의 성과 격차는 컸다. 감축을 역점에 둔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감소한 반면, 탄소배출권 상쇄를 중심 전략을 택한 기업들은 배출량 변화가 거의 없거나 되레 증가한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배출권 구매가 감축의 보완재가 아니라 대체재가 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자발적 탄소시장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됐다. 프로젝트 추가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고, 크레딧 품질이 들쭉날쭉하며, 검증기관마다 기준이 다르고, 실제 탄소저장량보다 과다 발행되는 사례가 반복되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이러한 불안정성 속에서 "기업의 상쇄 노력은 기후효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카본마켓워치는 "탄소배출권은 내부 감축 이후의 보조적 수단일 뿐, 감축을 대신할 수 없다"며 "기업의 넷제로 전략은 '감축 우선 원칙'을 중심에 두고 재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 정부에는 프로젝트 품질 기준 강화, 상쇄 의존도 관리, 검증 기준의 일관성 확보 등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배출권거래제와 자발적 상쇄 활동이 병행되는 구조인데, 상쇄 전략이 감축 실적처럼 활용될 경우 감축 투자가 지연되고 기업의 기후성과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다. 특히 RE100·넷제로를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내부 감축 없이 배출권 구매에 집중하는 전략은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고서는 "넷제로는 배출권을 사서 도달하는 목표가 아니다"라며 "기업이 스스로 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지속적인 감축 경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카본마켓워치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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