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을 소각하면 심각한 유독물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개발도상국 빈민가정에서 비닐봉투나 플라스틱병을 연료로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않아 환경오염은 물론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호주 공립연구중심대학인 커틴대학교 연구진은 개발도상국 취약가구에서 폐플라스틱이 연료로 사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해당지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내용을 8일(현지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26개 개발도상국 저소득 취약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무원, 연구자, 지역사회 지도자 10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3명 가운데 1명은 '가정내 플라스틱 소각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할 정도로 취약지구의 플라스틱 소각행위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난방이나 조리를 할 때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용하고 있다. 연료로 사용할만한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거나 폐기물 수거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지역일수록 플라스틱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커틴에너지전환연구소(CIET)의 수석연구원 비샬 바라드와지 박사는 "이번 연구가 가정에서 플라스틱을 쓰레기 처리뿐 아니라 음식 조리, 난방, 불 피우기, 해충 퇴치 등 다양한 용도로 태우는 것에 대한 광범위한 세계적 증거를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며 연구의 의미를 짚었다.
바라드와지 박사는 이어 "가정에서 더 깨끗한 연료를 구입할 여력이 없고 믿을 만한 쓰레기 수거 시스템이 없을 때, 플라스틱은 골칫거리이자 최후의 수단으로 에너지원이 된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을 충족하기 위해 비닐봉투, 포장지, 병, 플라스틱 용기 등 모든 것을 태우는 사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에서 이같은 행위는 널리 이뤄지고 있지만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환경과 건강에 치명적인지 알지 못한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생활습관이라기보다 에너지 불평등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 가스, 목재와 같은 기본적인 에너지원조차 구할 길이 없는 이들이 가장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대체연료가 바로 플라스틱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소득과 인프라 격차로 인해 에너지 사용에 대한 결정권마저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플라스틱은 연소과정에서 다이옥신과 미세입자, 각종 유독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호흡기·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또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연구진은 취약지역 주민들에게 이같은 위험성이 집중돼 있다는 사실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문제가 단순히 폐기물 관리차원을 넘어 기후위기와 공중보건, 에너지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점을 짚었다. 플라스틱 재활용 확대나 플라스틱 사용규제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취약지구의 에너지 접근성을 개선하고, 기초 인프라를 확충하지 않으면 플라스틱을 태우는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대응 논의가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에너지 취약지역의 현실이 정책 논의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규제협약과 기후정책이 에너지 불평등 문제를 함께 고려하지 않을 경우, 개발도상국 취약가구에게 또다른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전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은 오는 2060년에 이르면 3배가량 증가한다. 연구진은 더 늦기전에 해당 지역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소각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교육과 더불어 플라스틱을 제대로 소각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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