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산불 빈번했던 2023년...기후재난으로 1만2000명 죽었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0 11:34:09
  • -
  • +
  • 인쇄



2023년 한해동안 홍수와 산불 등 기후재난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최소 1만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최근 국제아동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이 국제재난 데이터베이스 EM-DAT을 이용한 분석에 따르면, 올 한해에 약 240건의 기후재난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산사태로 사망한 사람이 전년보다 60%,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278% 증가했다.

특히 폭풍우로 인한 사망자는 전년보다 3배 넘게 늘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는 리비아홍수로 발생한 기록적인 사상자 수에서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기후위기로 인해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후재난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중·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해 '기후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지구대기 연구 배출 데이터베이스(EDGAR)에 따르면 기후재난 사망자 중 45%는 전세계 배출량의 0.1% 미만을 차지하는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켈리 툴(Kelley Toole) 세이브더칠드런 기후변화 책임은 "결국 기후재난은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데 가장 적게 기여하고 가장 큰 피해를 견딜 수 없는 사람들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불평등, 빈곤, 난민문제를 더욱 고착화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후재난으로 아이들은 집을 잃고, 학교에 가지 못하고, 굶주리고, 홍수, 폭풍, 산불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기후 재정을 대폭 확대해 저소득 국가의 기후 적응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COP28에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하기로 합의한 것 자체는 환영할 만하지만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어린이들은 기후재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특히 학업 중단이 심각하다"며 "가령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를 강타한 사이클론 '프레디'는 1600개 이상의 학교를 파괴해 수십만명의 어린이들이 학습에 지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이클론 '프레디'는 올 2월과 3월에 걸쳐 14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마다가스카르에 거주하는 학생인 줄리아나(Juliana)는 "아버지가 사이클론으로 직장을 잃었다"며 "학교도 없어져 공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호단체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직도 굶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파키스탄의 경우 우기동안 10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2022년 홍수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폭우가 또 쏟아져 더 큰 피해를 입었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재난대비 시스템의 발달로 한번의 기후재난에서 발생하는 사상자는 줄었다"며 "그러나 지난 50년동안 전세계 기상이변의 수는 5배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어린이는 1960년에 태어난 어린이보다 일생동안 평균 7배 더 많은 폭염을 경험하고, 산불과 가뭄에는 각각 2배, 3배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우리는 전세계 아동과 지역사회가 기후재난과 기후변화를 예방, 대비, 적응, 복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전세계 어린이들은 기후 교육에 대한 접근성 향상, 인프라에 대한 더 많은 자금 지원, 의사 결정권자들과의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