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억지로 벌레 먹인 美 교사…"지구 구하려면 이게 정답"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2 11:52:53
  • -
  • +
  • 인쇄
▲식용 곤충, 기사와는 무관한 사진(사진=연합뉴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강제로 벌레를 먹게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 미러,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 네보의 중학교 교사 킴 커틀러는 기후변화에 관한 과제의 일환으로 "세상을 죽이는 소로부터 지구 환경을 구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식용 곤충을 먹였다.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에 따르면 커틀러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제로 아이들에게 벌레를 먹게 했으며 다른 방법이 없냐는 학생들의 호소에도 이를 강요했다. 뒤이어 벌레를 먹은 학생들에게 '왜 미국인은 벌레를 먹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작성하게 했다.

커틀러는 학생들에게 소가 메탄가스를 방출해 오존층을 공격하기 때문에 주요 단백질 공급원을 소 대신 곤충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도록 강요했다.

한 학생의 어머니인 아만다 라이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아이가 세뇌의 대상이 됐다"며 "다른 의견을 내려고 하면 커틀러는 '정답은 오직 하나'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녀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커틀러는 "벌레가 역겹고 먹고 싶지 않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벌레를 먹어야만 한다, 우리가 소와 가축을 기르면서 세상을 죽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소를 없앨 뿐만 아니라 우리 땅의 많은 부분이 소를 기르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벌레를 먹어야 한다"라고 설득했다.

커틀러의 주장은 일부 맞다. 최근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 연구에 따르면 식품부문 탄소 배출의 75%가 소 등의 반추동물 가축과 논에서 나오는 식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94가지 주요 식품 유형에 따라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각각 분석한 결과 육류, 유제품, 쌀을 '3대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지목했다. 이 식품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식량 시스템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에 최소 19%씩 기여한다는 것이다.

특히 소와 양 등 반추동물은 한번 삼킨 먹이를 게워내 다시 씹는 되새김질 과정에서 메탄을 대거 내뿜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약 20배 이상 온실효과가 커 기후변화 주범으로 꼽힌다. 한 연구에 따르면 소 네 마리가 방출하는 메탄의 온실효과가 자동차 한 대의 배기가스와 맞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가축을 먹이기 위한 막대한 양의 농작물 생산 및 운반, 축산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도 만만치 않아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지구 환경 개선을 위해 소고기를 비롯한 육식 문화를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1년에는 환경운동가이자 채식주의자들이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KFC 매장에 침입해 가짜 피를 뿌리는 등 과격한 시위를 벌이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다만 미국 하트랜드 연구소 제임스 테일러 박사는 이같은 채식주의자와 환경운동가들의 극단적 시위에 대해 "하나의 관점일 뿐"이라며 "환경오염은 복합적이고 다양한 원인과 연결돼 있는데, 벌레를 먹는 게 어떻게 유일한 정답이겠느냐"라고 꼬집었다.

한편 커틀러는 논란이 거세지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라면서 학생들에게 충식을 강요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현재 학교 홈페이지에는 커틀러의 교사 사진과 이름이 삭제된 상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美 워싱턴주 유례없는 폭우...'대기의 강'으로 대홍수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며칠씩 내리면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주택이 유실되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다.워싱턴주 스캐짓 카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