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가장 존경하던 독립운동가 '이상설'

뉴스트리 / 기사승인 : 2021-04-26 16:04:17
  • -
  • +
  • 인쇄
[독립운동가 이야기] 보재 이상설
용정에 민족학교 설립해 독립운동가 육성


'밀정'에 등장하는 독립투사들의 본거지였던 '용정'은 두만강 건너 만주벌판에 위치한 곳이다. 윤태영이 작사한 가곡 '선구자'에도 등장한다. 일송정, 용두레 우물, 해란강 등 듣기만 해도 가슴 저미는 이름들이다.

'용정'은 일제강점기, 셀 수 없이 많은 전설과 아픔과 추억을 간직한 곳이다.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이기도 하다. 용정에는 독립투쟁의 대부이자 대종교인이었던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이 세운 학교인 '서전서숙'(瑞甸書塾)과 '대성중학교'가 있다.

보재 이상설 선생은 충북 진천 출신으로, 1894년 식년문과에 급제한 후 27세에 성균관 관장을 지내셨다. 오늘날로 치면 서울대 총장에 해당한다. 이상설 선생은 일찍부터 우당 이회영 선생 등과 함께 신학문을 공부했다. 그는 1905년 을사늑약 후 연해주로 망명했다가 용정으로 옮겨 1906년 서전서숙을 설립했다.

서전서숙은 1907년 이상설 선생이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참석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일제 탄압에 못이겨 그해 문을 닫고 말았다. 하지만 서전서숙은 만주에 세운 우리 민족교육의 효시였던 까닭에, 이후 간도지역에서 설립된 많은 민족학교들은 서전서숙의 영향을 받았다.

다시 연해주로 돌아간 이상설 선생은 그곳에서 1914년에 대한광복군정부를 조직했다. 대한광복군정부는 일제강점 후 최초의 망명정부다. 그러나 이상설 선생은 대한광복군정부를 세운지 3년뒤인 1917년에 연해주에서 안타깝게 사망했다. 향년 47세였다. 도마 안중근 의사가 가장 존경하던 분이셨다.

▲ 보재 이상설 선생
서전서숙의 옛터에는 현재 조선족 학교인 '용정실험소학교'가 들어서 있다. 이곳이 서전서숙의 터였다는 것은 비석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국인에게는 학교를 개방하지 않아서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학교 안에 이상설 정자도 있다고 한다. 지금 중국은 윤동주 시인을 조선족으로 둔갑시키는 등 동북공정과 한복공정, 김치공정으로 우리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집요하게 하고 있다.

이상설 선생이 설립한 대성중학교는 용정에 있던 6개 중학교가 통합한 학교로 당시 민족교육의 산실이었다. 많은 독립투사를 배출했고, 시인 윤동주도 이 학교 졸업생이다. 지금도 존속하는 이 학교는 현재 구관과 신관으로 나눠져 있다. 구관에 이상설 관련 자료가 전시된 기념관이 있다. 이 기념관 밖에는 윤동주 시비와 상이 세워져 있다.

이상설 선생을 포함해 반일투쟁을 가장 치열하게 벌였던 사람들 대부분이 '대종교' 교도였다. 대종교는 1909년 나철 선생이 단군교를 중광(重光,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의미)한 민족종교다.

1919년 상해 임시정부가 발족하면서 국회에 해당하는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선출된 35명 가운데 28명이 대종교 교도였다. 독립전쟁사에서 찬란한 승리를 거둔 봉오동과 청산리 대첩의 실질적인 지휘부와 북로군정서의 군사들이 대종교 교도였다.

나철, 김교헌, 서일, 윤세복, 이상설,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박은식, 김규식, 신채호, 이상룡, 김동삼, 신규식, 이시영, 박찬익, 정인보, 주시경, 조소앙, 이회영 선생 등이 모두 대종교 교도였다. 독립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대종교 교인은 약 1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홍암 나철(弘巖,羅哲 1863-1916) 이후 2대 종사 무원 김교헌(茂園 金敎獻, 1869-1923), 백포 서일(白圃 徐一, 1881-1921) 등 세 분을 모신 삼종사의 묘역은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 용성향에 있다. 이 묘역은 중국 지방문화재로 등록돼 있어, 유해 봉환을 하기 어렵다.

지금은 거의 잊혀지다시피한 대종교는 최근 교육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교육이념 '홍익인간' 삭제) 철회운동을 벌이면서 조금이나마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이제부터 처절하고 치열했던 대종교의 항일독립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글/ 민인홍
  법무법인 세종 송무지원실 과장  
  대종교 총본사 청년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종로구협의회)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셀트리온제약 임직원, 청주 미호강서 플로깅 캠페인 진행

셀트리온제약은 28일 충북 청주 미호강에서 플로깅(Plogging) 캠페인 '셀로킹 데이(CELLogging Day)'를 진행했다고 밝혔다.플로깅은 '이삭을 줍다' 뜻의 스웨덴

현대이지웰, 멸종위기 '황새' 서식지 조성활동 진행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지난 26일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면 일대에서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무논 조성 활동을 전개

자사주 없애기 시작한 LG...8개 상장사 "기업가치 높이겠다"

LG그룹 8개 계열사가 자사주 소각, 추가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28일 일제히 발표했다. 이날 LG그룹은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

쿠팡, 장애인 e스포츠 인재 채용확대 나선다

쿠팡이 중증장애인 e스포츠 인재 채용을 확대한다.쿠팡은 한국장애인개발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과 중증장애인 e스포츠 직무모델 개발과 고용 활성

[ESG;스코어] 공공기관 온실가스 감축실적 1위는 'HUG'...꼴찌는 어디?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실적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감축률이 가장 높았고, 보령시시설관리공단·목포해양대학교·기초과학연구원(IBS)

LG전자 신임 CEO에 류재철 사장...가전R&D서 잔뼈 굵은 경영자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가 용퇴하고 신임 CEO에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이 선임됐다.LG전자는 2026년 임원인사에서 생활가전 글로벌 1위를 이끈

기후/환경

+

'CCU 메가프로젝트' 보령·포항만 예타 통과...5년간 3806억 투입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사업 부지 5곳 가운데 2곳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쓰레기 시멘트' 논란 18년만에...정부, 시멘트 안전성 조사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폐기물이 활용됨에 따라, 정부가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멘트 안전성 조사에 착수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환경단체,

해변 미세플라스틱 농도 태풍 후 40배 늘었다...원인은?

폭염이나 홍수같은 기후재난이 미세플라스틱을 더 퍼트리면서 오염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현지시간) 프랭크 켈리 영국 임페리얼 칼리

잠기고 무너지고...인니 수마트라 홍수와 산사태로 '아비규환'

몬순에 접어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들이 홍수와 산사태로 역대급 피해가 발생했다.28일(현지시간)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마트라섬에

현대이지웰, 멸종위기 '황새' 서식지 조성활동 진행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지난 26일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면 일대에서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무논 조성 활동을 전개

[주말날씨] 11월 마지막날 '온화'...12월 되면 '기온 뚝'

11월의 마지막 주말 날씨는 비교적 온화하겠다. 일부 지역에는 비나 서리가 내려 새벽 빙판이나 살얼음을 조심해야겠다.오는 29∼30일에는 우리나라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