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해조류로 비료를?...농업계 '타이레놀' 개발한 플랜트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4 0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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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수상기업]
최우수상 '플랜트너' 신정우 대표 인터뷰
▲신정우 플랜트너 대표

버려지는 해조류에서 친환경 소재를 추출해 농업 생산성과 탄소저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기후테크 기업 '플랜트너'의 신정우 대표는 알긴산 기반 코팅 기술을 앞세워 '비료와 소재를 동시에 다루는 새로운 사업 구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플랜트너는 해조류, 그중에서도 갈조류에서만 추출되는 '알긴산'을 활용해 비료 코팅 소재를 개발한 국내 유일 기업이다. 이 소재는 진통제 등 의약품 코팅에도 쓰이는 생분해성 물질로, 정제 과정에 에탄올만 쓰여 기존 화학 소재 대비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알긴산 시장규모는 약 6조원, 복합 소재 분야까지 포함하면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정우 대표는 "알긴산 코팅을 적용하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만 영양분이 방출돼 작물 생장 효율이 극대화된다"며 "비료 유실을 줄이기 때문에 토양오염과 탄소배출도 동시에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플랜트너는 지난해 9월 뉴스트리가 주최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 알긴산 코딩한 비료 개발···생산성이 20%↑

27세에 창업한 신정우 대표는 최근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2026 30세 미만 30인'에 선정될 정도로 촉망받는 사업가다. 그는 세종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코딩까지 익혔지만,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는 대신 베트남으로 향했다. 현지에서 NGO 활동을 하면서 농업 문제를 직접 목격한 뒤 '사업을 통해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창업을 했다고 한다.

베트남은 10명 중 9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토양이 비옥한 곳은 6모작까지 할 정도로 농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베트남은 태국 등 베트남 인접국들은 모두 종자를 구매해갈 정도로 동남아 농업의 중심지이지만 싸구려 화학비료를 과다 사용하면서 토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신 대표가 지난 2022년 창업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 대표는 팀원들과 베트남의 토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 시작한 끝에 알긴산으로 코딩한 비료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멀티코팅 기반 제어 방출'이다. 알긴산을 활용해 비료 표면을 감싸고, 작물별 생장 주기에 맞춰 영양분이 천천히 방출되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비료에 알긴산을 코팅하는 기술은 플랜트너가 유일하다. 이 기술을 적용된 유기질 비료를 토양에 뿌리면 토양은 최대 6개월까지 영양을 공급받는다. 실험결과, 작물 생산성이 최대 20%까지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전체 비료 가운데 알긴산 비중은 3~5%에 불과하지만, 이 성분이 영양 방출 효율을 크게 개선시키는 역할을 한다.

종전의 화학비료는 짧은 기간 내 빠르게 용해되면서 대부분이 토양에서 유실된다. 그러나 플랜트너가 개발한 알긴산 비료는 영양성분이 방출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비료 사용량을 작게 쓰고도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농가의 비용절감으로 이어져 농가소득을 올려준다.

신 대표는 "가장 큰 문제가 비료가 제대로 쓰이기도 전에 사라진다는 것"이라며 "유실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생산성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친환경을 강조하는 제품이 아니라, 농민 입장에서 '수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하다"며 "생산성 개선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플랜트너의 유기농 비료 제품 (사진=플랜트너 홈페이지)


◇ "국내서 알긴산 대량생산에 도전"

플랜트너의 제품은 토양 황폐화가 심각한 베트남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플랜트너의 비료 제품은 화학비료보다 1달러 비싸다. 아직까지 화학비료와 비교해서 가격경쟁력은 떨어지지만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유기질 비료에 비해 3달러 정도 저렴하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이 없지 않다. 신 대표는 "양산체제로 전환하면 단가 인하가 가능해진다"며 "친환경성과 생산성 개선 효과를 고려하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플랜트너는 국내와 해외 판매전략을 이원화하고 있다. 국내는 알긴산 비료를 판매하는 대신 알긴산 소재를 공급하는 것에 집중하고,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는 알긴산 비료를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알긴산 비료는 베트남 현지 위탁생산업체(OEM)에서 올 6월말부터 생산된다. 신 대표는 "초도물량 약 3톤은 베트남 현지 농업협동조합에 공급될 예정"이라며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억원, 내년에는 8억원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해조류에서 알긴산을 추출하고 비료에 알긴산을 코팅하는 플랜트너만의 기술도 라이센스아웃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사용료 매출액이 약 2억7000만원에 달했다고 자랑하는 신 대표는 "기술 수출 외에 알긴산을 생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며 "원료는 제주와 완도에서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연구실에서 생산하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처도 물색중"이라고 귀띔했다. 알긴산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만큼, 국내에서 알긴산을 대량생산하게 되면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플랜트너는 알긴산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거래플랫폼을 구축하는 것과 아울러 알긴산 외에 해조류 기반 소재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알긴산은 식품, 제약,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 소재"라며 "궁극적으로는 소재 유통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계획을 드러냈다.

신 대표는 "버려지는 해조류를 자원으로 바꾸는 것 자체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2032년 상장을 목표로 알긴산 비료 사업과 알긴산 소재 사업을 양대축 삼아 야무지게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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