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입장차로 첫 협상 '결렬'...종전 합의 '불투명'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2 13: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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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종전 협상 후 결과 발표하는 JD밴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첫 고위급 협상이 아무런 소득없이 끝났다. 약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중동 전쟁 종식 전망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 밴스 부통령은 12일 오전(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없이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미국은 협상 종료 직전 이란에 '최고이자 최종 제안'을 전달하며 수용을 압박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는 이란과의 협상에서 핵무기 개발 및 확보 수단을 포기하겠다는 명시적 약속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핵심 목표였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10차례 이상 통화했으며, 최종 결렬 결정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은 핵 문제·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두 가지 핵심 정점에서 양국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결렬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이란에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향후 핵무기 개발 금지를 포함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약속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양측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또 미국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최종 합의 전까지 현 상태 유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협상 도중 미군이 해협에서 기뢰 제거 작전을 시작하고 구축함을 통과시키면서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강력 대응을 경고하며 협상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회담은 1979년 단교 이후 약 50년 만에 열린 양국 최고위급 대면 협상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고위 인사 70여명이 참석했고, 미국 측은 약 300명 규모 대표단을 꾸렸다. 양측은 이슬라마바드의 5성급 호텔에서 1박 2일동안 3차례 회담을 진행하며 밤샘 협상을 이어갔다.

회담 분위기는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차분하고 우호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다른 쪽에서는 "긴장감이 수시로 요동쳤다"는 전언도 나왔다.

양측은 협상 결렬 이후에도 대화를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 역시 이란의 최종 제안 수용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큰 입장 차를 고려할 때, 남은 2주간의 휴전 기간 내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휴전 연장과 추가 협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재국인 파키스탄 정부는 양측 모두 휴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회담은 끝났지만 평화를 위한 긍정적 정신이 유지되길 바란다"며 중재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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