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기업에게 오염유발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를 생산·수출하는 기업에 '오염자 부담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산불과 홍수, 폭염 등 기후재난으로 인해 복구 비용과 보험료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 비용을 지금까지는 정부 재정이나 가계가 떠안아 왔는데 이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오염자 부담세'는 환경오염을 유발한 주체가 사회적 비용까지 부담하도록 하는 이른바 '오염자 부담원칙'을 실제 정책으로 옮기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지금까지는 산불과 홍수같은 기후피해에 드는 비용을 정부와 시민이 부담해 왔는데 이를 화석연료 기업이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기존 탄소세나 배출권거래제와는 다르다.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가 기업별 배출량을 계산해 가격을 매기는 제도라면, '오염자 부담세'는 석탄과 가스를 생산·공급한 기업에게 기후 피해에 대한 책임 비용을 직접 부과하는 방식이다. 배출량 산정 과정이 복잡하고 정치적 반발이 컸던 기존 제도와 달리, 화석연료 산업 자체에 비용을 붙이겠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확보된 재원의 활용방안도 쟁점이다. 제안자들은 추가 부담금으로 걷은 재원을 가계와 소기업에 환급하거나,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 대응 정책에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화석연료 가격 변동이 소비자 물가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부담을 기업에 돌려 정책 수용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산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화석연료 기업들은 이미 국제규제 강화와 에너지전환 압박으로 비용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추가 부담은 투자위축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호주 경제에서 석탄과 가스 수출 비중이 크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기업 부담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재정 수입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과 고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제도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처럼, 기후 비용을 기업과 산업에 직접 반영하려는 정책 흐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오염자 부담 원칙' 적용 논의는 기후 대응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점점 더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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