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가 사라지고 있다…기후변화로 북극 '순록' 급감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4 10:03:55
  • -
  • +
  • 인쇄

기후변화로 북극과 북유럽에 서식하는 순록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크리스마스의 상징 '루돌프'를 앞으로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엔비씨 라이트 나우에 따르면, 북극지역의 기온상승과 강수패턴 변화로 순록의 서식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 기온이 오르내리며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는 '빙우' 현상이 잦아지면서, 순록이 먹이로 삼는 이끼와 지의류가 두꺼운 얼음층 아래 갇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먹이 접근성 악화가 순록의 생존과 번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먹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순록은 체중이 감소하고 면역력이 약화돼 질병에 취약해지며, 새끼의 생존률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수십 년간 북극과 북유럽, 북미 지역의 야생 순록과 캐리부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 대비 3분의 2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기후변화가 현재 추세로 이어질 경우, 세기말에는 순록 개체수가 최대 80%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구자들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별 예측모델을 적용한 결과, 배출량이 크게 줄지 않는 중간 수준의 시나리오에서도 순록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이는 순록이 낮은 기온과 특정 식생에 적응해 온 종인 만큼, 비교적 작은 온도 상승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순록은 북극 툰드라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종이다. 나무와 관목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고 씨앗을 퍼뜨리며,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또 늑대 등 포식자와의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알래스카와 북유럽, 북극권 원주민 공동체에게는 중요한 식량원이자 문화적 상징으로 여겨진다. 순록 감소는 생태계 불균형을 넘어, 원주민 사회의 식량 주권과 생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도는 북극지역이 전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눈과 얼음의 성질이 바뀌면서, 순록이 수천 년간 적응해온 서식 조건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 속에서 썰매를 끄는 루돌프는 여전히 크리스마스의 상징으로 남아 있지만, 현실의 순록은 기후 변화라는 직접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순록 보호를 위해서는 서식지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측과 함께,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근본적인 기후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쿠팡이츠, 진주 전통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개 지원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CES)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남 진주중앙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여개를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전통시

국내 기업 중 ESG평가 'S등급' 없어...삼성전자가 종합 1위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ESG 평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13일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기업들이 공개한 ESG 관련 정보를 분석한 결

정부 'EU 탄소세' 기업대응 올해 15개 사업 지원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국내 기업들이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본격 지원에 나선다.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

LG전자 '마린 글라스' 기술로 순천만 생태계 복원 나선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마린 글라스'로 순천만 갯벌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LG전자는 이를 위해 순천시, 서울대학교 블루카본사업단과 '블루카본 생태계

하나은행, AI·SW 기업 ESG 금융지원 나선다

하나은행이 ESG 경영을 실천하는 AI·SW 기업에 최대 2.0%의 금리 우대 대출을 제공한다.하나은행은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의 'AI

아름다운가게, 설 앞두고 소외이웃에 '나눔보따리' 배달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외이웃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나눔캠페인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7~8일 이틀간 진행했다고 9일 밝

기후/환경

+

美 자동차 온실가스 규제 없앤다...EPA, 배출규제 종료 선언

미국이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폐지한다.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온실가스를 유해 오염물질로 규정해온 '위해성

기후변화로 '독버섯' 증가...美 캘리포니아서 중독사고 급증

기후변화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습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야생 독버섯이 급증하면서 이를 먹고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13일(현지시간) 캘

[영상] 보름새 3차례 폭풍 강타...포르투갈, 한겨울에 '물바다'

보름 사이에 3차례 연속 강타한 폭풍으로 포르투갈이 쑥대밭이 됐다.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지난 7일 최대 순간풍속 시속

온실가스 폐지하면 차값 싸진다고?...트럼프 발언 사실일까

트럼프 행정부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토대인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 폐지를 발표한 가운데, 단기적 규제 완화가 오히려

美 온실가스 규제 폐기 발표에 '발칵'..."4.7조달러 비용 발생할 것"

미국이 온실가스 규제의 근간이 되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기하면 이로 인해 4조7000억달러(약 6782조57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연휴 날씨] 주말 18℃까지 '껑충'...귀성길 '안개·살얼음' 주의

이번 설 연휴는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연휴 초반에는 평년보다 5℃ 안팎으로 기온이 높다가, 이후 평년 수준의 기온으로 돌아오겠다. 다만 서해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