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1만6500명...기후변화로 태평양 섬나라 '뎅기열' 급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2 17:13:40
  • -
  • +
  • 인쇄

기후위기로 모기 매개 감염병인 뎅기열이 태평양 국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국가비상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1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태평양 섬나라의 뎅기열 확진자가 올해 1만6502명, 이 가운데 17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의 감염률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피지, 사모아, 통가로 파악됐다. 사모아에서는 지난 4월 뎅기열 첫 발생 이후 5600명이 확진되고 이 가운데 6명이 사망했다. 피지에서는 1만969명이 확진되고 8명이 사망했으며, 통가에서는 지난 2월 첫 발생 이후 800명 이상이 확진되고 3명이 사망했다.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퍼지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뎅기열은 고열, 두통, 관절 및 근육통, 발진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기온과 강우량, 습도가 증가하면서 이 이집트숲모기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태평양 섬 국가들은 다른 기후변화 영향과 더불어 질병에도 취약하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태평양 섬 국가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세계 0.03%에 불과하지만 매개 질병을 포함해 가장 심각한 기후건강 위협에 직면해 있다.

뉴질랜드 해양연구소(NIWA)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팔라우,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등지에는 폭우가 내렸고, 마셜 제도, 파푸아뉴기니, 나우루, 피지 등에는 심각한 가뭄이 닥쳤다. 폭우 및 가뭄은 오는 10월까지 계속된다는 예측이다.

폴라 비빌리 태평양 공동체(Pacific Community) 부국장은 "계절성 질병이었던 뎅기열이 기후변화로 활동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뎅기열 위험이 1년 내내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조엘 카우프만 미국 워싱턴대학 질병유전환경센터 소장은 "뎅기열은 지구가 온난화되면서 늘어나고 심각해지는 다양한 인간 질병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그는 극단적인 기상현상도 모기 매개 질병을 증가시킨다며 "가령 폭우가 오면 모기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웅덩이가 늘고, 너무 건조해지면 전염 속도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태평양 국가들도 대응에 나섰다. 사모아와 쿡 제도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섬 전역에 방역을 실시했다. 통가는 WHO와 협력해 대응을 강화했으며, 투발루는 소셜미디어와 보건캠페인 등으로 예방조치 홍보에 나섰다. 뉴질랜드는 사모아에 임상팀과 의료용품을 파견했으며, 현장 인력과 사모아 보건 당국과의 지속적인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도 감시체계가 부실해 제대로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비 라이너 워싱턴대학 건강연구소 생태학자는 "태평양 지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뎅기열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질병 감시체계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대부분의 모기 방제도구는 질병 전염을 줄이는 효과가 입증된 바 없고, 대부분의 대응이 후처리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美 워싱턴주 유례없는 폭우...'대기의 강'으로 대홍수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며칠씩 내리면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주택이 유실되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다.워싱턴주 스캐짓 카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