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우리가 쓰레기통이냐"...개도국 국제정화기구 신설 요구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7 15:25:48
  • -
  • +
  • 인쇄
▲제2실무협의그룹에 참여한 각국 대표단들 (사진=IISD)

선진국들의 폐플라스틱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방글라데시와 소도서·개발도상국(SIDS)들은 유엔 정부간협상위원회(INC-5.2)에서 국제정화기구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국가들은 플라스틱 생산국이 아닌데도 플라스틱 오염을 떠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동책임과 재정지원을 협약내용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현지시간)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유엔 정부간협상위원회(INC-5.2) 제2실무협의그룹(Contact Group2)에 제출된 방글라데시의 제안서는 기존 플라스틱 오염 지역을 식별·평가하고 복원하는 의무를 당사국에 부과하되, 국제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정화기구 신설 요구를 담고 있다. 이 기구는 국가요청에 따라 정화활동을 지원하고, 기금배분과 기술협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팔라우가 대표로 제출한 SIDS의 제안서도 방글라데시 제안서와 내용이 비슷하다. SIDS는 국제해역(ABNJ)을 포함한 해양환경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국가 단독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엔기후변화협약(COP) 산하에 정화기구를 설치하고, 플라스틱 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기술 가이드라인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또 SIDS는 지난 5월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채택된 결의를 근거로, 기존 오염에 대한 공동 조치 조항이 협약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당사국이 개별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은 역량 차이를 무시한 구조"라며, 협약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집단적 실행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제안은 모두 협약 제9조(기존 플라스틱 오염 관련 협약)에 추가할 조문 형태로 제출됐다. 방글라데시는 복원 대상 지역을 사전에 평가할 수 있도록 글로벌 평가기구 설립도 함께 제안했으며, SIDS는 "복원 조치는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과 피해 규모를 기준으로 우선 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두 제안문의 핵심 쟁점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책임이다. 방글라데시와 SIDS는 대부분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라며, 피해국만이 책임지는 구조는 불공정하다고 강조했다. 복원 조치는 단순한 제거를 넘어 생태계 회복과 지역사회 참여를 포함해야 하며, 이는 개별국의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재정과 기술문제도 핵심내용에 포함됐다. 양측은 모두 정화기구가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개발도상국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국제기구가 없으면, 일부 국가는 기술이 없어 정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선진국들은 국가간 책임 배분과 재원 조달 방식에 이견이 존재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 대표단은 "기존 오염 문제의 심각성은 인정하지만, 별도 기구보다는 기존 체계를 보완하는 방향이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화기구 설립 논의는 플라스틱 협약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9조는 현재 괄호문안으로 남아 있으며, COP 산하 구조, 평가 기준, 재정 체계 등 구체적 설계는 추후 협의사항으로 넘겨진 상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국가온실가스 60% 차지하는데...기업 배출량 5년새 고작 14.7% 감축

최근 5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기

기후/환경

+

도심 '싱크홀' 지하수유출이 원인인데...정부 관리체계 '구멍'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지반침하)의 원인이 지하수 유출이 지목되고 있음에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통계항목조차 없는 것으로

전세계 합의가 '무색'...3년새 사라진 산림면적 2배 늘어나

지난해 전세계에서 사라진 숲의 면적이 8만1000㎢에 달했다. 3년전 전세계 100개국 정상이 합의한 이후 2배 늘었다.14일 발간된 '2025 산림선언평가(Forest Dec

흩어져 있던 정부 기후정보 '통합플랫폼'으로 구축된다

이달 23일부터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기후위기 정보가 '통합플랫폼'으로 일원화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재난에 美보험시장 '흔들'...캘리포니아주, 민간 떠나자 공영보험 도입

산불과 홍수 등 기후재난이 빈발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정부가 기후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공영보험을 내놨다. 무너진 민간보험 시장을 정부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