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유럽 원전까지 셧다운…"당장은 괜찮지만, 계속되면 위기"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4 11:55:06
  • -
  • +
  • 인쇄

유럽의 기록적 폭염으로 프랑스와 스위스 원자력발전소 3기가 가동을 멈췄다. 당장의 전력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기후변화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중장기 에너지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조치는 강의 수온 상승 때문이다. 프랑스 남부 골페슈(Golfech) 원전은 냉각수로 사용하는 가론강 수온이 28도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보되자 지난 28일(현지시간) 발전소 1기를 정지시켰다. 스위스 북부의 베츠나우(Beznau) 원전도 아레강 수온이 25도 이상을 며칠간 초과하자, 1일과 2일 각각 1기씩 가동을 중단했다.

원전은 일반적으로 주변 강이나 바다에서 물을 끌어와 원자로를 냉각한 뒤 다시 따뜻해진 물을 방류하는 구조다. 그런데 폭염으로 강 수온이 높아지면, 이 물을 다시 덥히는 과정에서 수생 생물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양국 모두 일정 수온 이상에서는 가동을 줄이도록 규제하고 있다.

베츠나우 원전 운영사 악스포(Axpo)는 "여름철 과도한 강 수온 상승이 추가적인 생태계 스트레스를 유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25도 기준이 여러 날 초과됐다"고 밝혔다.

각국은 이번 조치로 인한 당장의 전력 손실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스위스 에너지청은 "다른 수력 발전소들이 일시 정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전력망 운영사도 공급에 무리는 없다고 판단했다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이러한 셧다운이 점점 잦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프랑스 감사원은 작년 보고서에서 "기후 관련 셧다운으로 인한 전력 손실이 2050년까지 현재의 3~4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위스 연방에너지청은 "이번이 베츠나우 원전이 수온으로 인해 실제로 가동을 중단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2022년 폭염 당시에는 전력 수급 문제로 중단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고온으로 인한 원전 중단은 생태계 보호 외에도 기술적 문제로도 이어진다. 수온이 지나치게 높으면 원자로 냉각 효율이 떨어져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원자력학회 고위과학위원인 마르쿠스 암메는 "스위스 내 원전은 모두 최대 40도 공기온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안전 인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안전 범위 안에서라도 셧다운이 잦아지면, 결국 다른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국가온실가스 60% 차지하는데...기업 배출량 5년새 고작 14.7% 감축

최근 5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기

기후/환경

+

도심 '싱크홀' 지하수유출이 원인인데...정부 관리체계 '구멍'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지반침하)의 원인이 지하수 유출이 지목되고 있음에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통계항목조차 없는 것으로

전세계 합의가 '무색'...3년새 사라진 산림면적 2배 늘어나

지난해 전세계에서 사라진 숲의 면적이 8만1000㎢에 달했다. 3년전 전세계 100개국 정상이 합의한 이후 2배 늘었다.14일 발간된 '2025 산림선언평가(Forest Dec

흩어져 있던 정부 기후정보 '통합플랫폼'으로 구축된다

이달 23일부터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기후위기 정보가 '통합플랫폼'으로 일원화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재난에 美보험시장 '흔들'...캘리포니아주, 민간 떠나자 공영보험 도입

산불과 홍수 등 기후재난이 빈발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정부가 기후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공영보험을 내놨다. 무너진 민간보험 시장을 정부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