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만에 역사속으로"...英 마지막 석탄발전소 이달말 폐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5 11:00:58
  • -
  • +
  • 인쇄
▲영국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랫클리프 온 소어


인류의 '산업혁명' 효시를 쏘아올린 영국의 석탄화력발전이 140여년만에 막을 내린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은 오는 30일 마지막 남은 석탄화력발전소 랫클리프 온 소어 발전소를 폐쇄한다. 이로써 영국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G7' 가운데 가장 먼저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하는 국가가 됐다. 지난 5월 G7은 2035년 이전에 석탄화력발전 퇴출에 합의하면서 이탈리아는 2025년, 프랑스는 2027년, 캐나다는 2030년을 퇴출시기로 잡았다.

랫클리프 온 소어 발전소는 잉글랜드 노팅엄셔에 위치해 있다. 1967년부터 57년간 가동한 이 발전소는 지난 6월말 마지막 석탄을 보급받았다.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2000메가와트(MW)로, 매일 홍차 10억잔을 끓일 수 있는 전력을 200만가구에 공급해 왔다.

이 발전소는 오는 30일 가동이 끝나면 10월 1일부터 냉각탑 등 발전소의 모든 시설을 해체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해체 작업은 발전소 직원 170명 가운데 120명이 참여해 2년간 진행한다.

이제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동력원인 영국의 석탄화력발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지난 1882년 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에디슨전등회사가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 석탄화력발전소를 세운지 142년만의 일이다.

석탄화력발전은 20세기초 영국 전체 발전원 가운데 95%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로 줄었다. 영국 정부가 2030년 발전부문 탈탄소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에너지전환을 통해 석탄발전을 꾸준히 줄여온 덕분이다. 지난해 영국 주요 발전원은 가스가 34.7%, 풍력·태양광이 32.8%, 원자력이 13.8%, 바이오에너지가 11.6% 순이었다.

G7 가운데 영국이 가장 먼저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하면서 기후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지만 석탄화력발전 공백에 따른 에너지대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내연기관 차량의 전기차 전환, 가스난방에서 히트펌프로의 전환 등 앞으로 영국 내 전력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2050년에 이르면 영국의 전력수요는 지금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정부의 목표대로 2030년까지 발전부문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가스화력발전소를 대폭 축소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충당되지 않으면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LCP델타의 경제·정책 및 투자 책임자인 샘 홀리스터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전력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소를 폐쇄시키면서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