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대란' 터지나?...가뭄에 파나마운하 통항량 또 축소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2 16:11:02
  • -
  • +
  • 인쇄


가뭄으로 수위가 뚝 떨어진 파나마운하는 하루 통과할 수 있는 배의 수를 계속 줄이고 있어,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파나마운하청(ACP)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일 통항 선박의 수를 25척으로 줄인데 이어, 내년 2월에 이를 18척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36척에서 31척으로 줄인 후, 최근 31척을 다시 25척으로 줄인데 이은 세번째 감축 조치다. 

운하청이 단계적으로 통항 선박수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운하에 물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오랜 가뭄으로 운하 작동에 필요한 물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계단식 운하의 특성상 한 갑문에서 다른 갑문으로 배를 옮기려면 막대한 양의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물 공급처인 가툰 호수가 현재 심각한 가뭄으로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더구나 가툰 호수는 이 지역의 주요 식수원이기도 해서 수자원 확보를 위해 통항 선박수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실제 파나마 기상청에 따르면 이 지역의 10월 강수량은 1950년의 41%에 불과한 양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수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 운하청은 "이는 엘니뇨 현상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올 10월은 가장 더운 달"이라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파나마는 곧 건기가 다가오고 있어 물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글로벌 물류 동맥'이다. 이 운하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 무역선들은 남미를 휘감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물류비용은 엄청나게 늘어난다. 이 때문에 파나마운하를 통해 이동하려는 선박들은 하루 통항제한에도 불구하고 대기할 수밖에 없다.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이전에는 건기에 통항을 제한한 경우는 있었지만 5월~12월 우기에 통항제한을 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통항 선박수를 계속 줄이게 되면 중국을 비롯 아시아 주요 국가와 미국 동부해안을 잇는 무역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한 보통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기간에 물류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류대란'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미국 물류 대기업 플렉스포트(Flexport)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상 컨테이너선으로 운반되는 화물이 지연 도착할 것"이라며 "기존보다 약 2~3일 늦는 점을 양해해 달라"는 내용의 공고문을 발송하는 등 물류지연에 대비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현재 철도나 차량 등 대체수송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보통 통상적인 통행 정체가 예약하지 않은 선박에서 오기 때문에 당분간 파나마운하를 사용하고 싶으면 필히 사전에 예약하기를 부탁드린다"고 권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기후/환경

+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