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 가격 치솟나?...남유럽 폭염에 작황 '빨간불'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8 15:39:29
  • -
  • +
  • 인쇄


올리브 가격이 올라갈 조짐이다. 올리브 주요 산지인 남유럽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으면서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올리브오일협의회(The International Olive Oil Council)는 올해 스페인의 올리브 생산량이 85만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스페인의 올리브 생산량은 평균 130만톤에 달했지만, 이상고온이 지속되면서 올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0년만의 최악의 작황을 기록한 지난해 66만톤보다 겨우 28%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예측보다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 예측은 현재의 이상고온이 지속되기전에 발표된 것"이라며 "현재처럼 폭염이 지속된다면 나무가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덜 익은 과일을 떨어뜨려 생산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주 스페인 남부 일부 지역의 기온이 43℃까지 치솟고 있어,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 최대 올리브오일 생산업체인 필리포 베리오(Filippo Berio) 영국지사 CEO 월터 잔레(Walter Zanre)는 "올해 또다시 흉작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아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극한고온이 흉작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도 스페인은 전년도 이월 물량이 약간 남아 있어서 부족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런 여유분이 전혀 없다"며 "예상대로 85만톤을 생산하더라도 가격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주요 생산국인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역시 수확량이 부진하기 때문에 올리브유 가격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필리포 베리오는 "올리브 도매가격이 지난해초 이후 2배로 올랐다"고 밝혔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올리브오일의 소매가격이 전년대비 47% 상승해 5월기준 500ml 기준 평균 6.16파운드(약 1만153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을 수확으로 11월까지 새로운 올리브들이 나올 가능성이 적고 현재의 소비 속도로 볼 때 9월이면 지난해 공급량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을에 슈퍼마켓에서 부족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작물들의 작황도 유럽을 덮친 홍수와 폭염으로 상황은 비슷하다. 이탈리아의 신선식품 생산기업인 컨저브 이탈리아(Conserve Italia)의 디에고 파리오티(Diego Pariotti) 상무는 "작물의 생산량이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8월에 있을 올해 두번째 수확이 이번주 폭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확기에 접어든 과일도 기온이 40℃를 넘는 폭염이 이어질 경우 피해를 입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소비자들은 올리브유 등 농작물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를 억제하고 있다. 영국 리서치회사인 칸타(Kantar)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들은 이미 치솟는 가격에 대응해 올리브오일 구매를 억제하고 있으며, 이에 영국에서는 올리브유 소비가 5분의1로 감소했다. 그러나 칸타는 "이같은 소비위축이 향후 부족분을 상쇄하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잔레 CEO는 "오일 생산비용이 급등함에 따라서 소규모 생산자들은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은 매우 높지만 정작 아무도 부자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식품회사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생산 지역을 수소문하는 중이다. 필리포 베리오는 "터키, 칠레와 같은 국가로 눈을 돌려 올리브 공급지역을 넓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기후/환경

+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