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암석가루' 탄소포집 열쇠 되나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1 11:56:12
  • -
  • +
  • 인쇄
암석가루 1톤당 259kg의 이산화탄소 포집
농경지에 뿌리면 비료효과로 수확량 증가

그린란드 만년설과 빙하 아래에서 풍화된 암석가루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University of Copenhagen) 연구팀은 빙하 아래 탄산염 암석이 풍화작용으로 분해되면 공기중 이산화탄소(CO₂)가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암석가루 1톤당 259kg의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덴마크의 모든 농지에 이 암석가루를 뿌릴 경우 27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덴마크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자연적·인공적으로 촉진하는 것이 '암석 풍화촉진'(ERW·Enhanced Rock Weathering)"라며 "이는 대기에 있는 수십억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탄소포집과 관련해 암석 풍화촉진(ERW) 기술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현무암이나 감람석 등 흔히 발견되는 규산염암을 이용해 탄소를 포집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국의 언두(UNDO)라는 스타트업은 이 기술로 960만파운드(약 159억원)를 투자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현무함 ERW는 인공적으로 암석을 채취해 분쇄하기 때문에 광산에서 나오는 공업부산물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비해 그린란드 암석가루는 자연에서 바로 가져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 우려가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공동저자인 코펜하겐대학의 크리스티아나 디첸(Christiana Dietzen) 박사는 "다른 암석과 달리 빙하 암석가루는 가공이 필요없다"며 "그린란드의 추운 환경에서 암석은 매우 느리게 풍화하지만 따뜻한 환경에서는 빨리 풍화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린란드의 거대한 빙상은 연간 10억톤의 암석가루를 생산한다"며 "암석가루의 잠재적 공급이 본질적으로 무한하기 때문에 일부를 제거해도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진은 "ERW가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의 주저자인 코펜하겐대학 미니크 로징(Minik Rosing) 교수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언가를 원한다면 매우 간단해야 한다"며 "최신 기술이 적용된 첨단 기구를 모두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단순할수록 좋으며 돌가루보다 더 단순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린란드 암석가루는 비료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농업생산량도 늘릴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덴마크에 암석가루를 뿌린 후 옥수수와 감자 수확량이 각각 24%와 19% 증가했다. 디첸 박사는 "가나처럼 비옥도가 낮은 토양에서도 옥수수 수확량이 훨씬 증가했다"며 "가나 등의 국가에게 암석가루를 수출할 수도 있지만 운송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고려했을 때 기술이전이 적합할 것"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기존의 현무암 ERW와 그린란드 암석가루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셰필드대학교(University of Sheffield)의 데이비드 비어링(David Beerling) 교수는 "현무암의 화학성분은 빙하 암석가루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빨리 흡수하고, 작물 수확량을 더 많이 늘릴 수 있으며, 농경지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그린란드 암석가루는 현무암보다 훨씬 미세하기 때문에 풍화에 더 많은 표면적을 노출시켜 빠른 탄소포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따라서 그린란드 암석가루 또한 기후위기에 싸우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징 교수도 "꼭 하나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두 방법 모두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 고향인 그린란드는 빙하가 빠르게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뉴스에 자주 나온다"며 "그린란드가 단순히 문제의 증상에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온실가스제어((International Journal of Greenhouse Gas Control)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기후/환경

+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中 '기후리더' 노리나?...'석탄 1.5억톤과 탄소 4억톤 감축' 깜짝 발표

중국이 향후 5년간 석탄 사용을 1억5000만톤 줄이고 이산화탄소 4억톤을 감축하겠다는 탄소절감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중국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호주 야당 '2050 넷제로' 지지 철회…총선 앞두고 입장 뒤집기?

호주 보수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던 '2050 넷제로(Net-zero)' 목표를 공식 철회했다. 이는 호주 정부가 수립한 '2050 넷제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철새들 월동지 '주남저수지' 11월 생태관광지로 선정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1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창원 주남저수지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한국의 습지는 시베리아․몽골고원 등의 대륙과 일본·

삼성물산, 카타르 탄소압축·이송설비 공사수주..."최소 1.9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카타르의 초대형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너지LNG(QatarEnergy LNG)가 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