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산단'...재생에너지 대책은 '나몰라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7 16:08:19
  • -
  • +
  • 인쇄
완공되면 연간 전력소모 27TWh 예상
"재생에너지 공급안 반드시 포함해야”
▲지난 15일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30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서울시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전력을 공급해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재생에너지 수급계획이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그린피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용인 일대 710만㎡ 부지에 시스템 반도체 제조공장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두고 "국가차원의 대규모 개발계획인데 기후위기 대응 관점의 대책이나 로드맵이 전혀 없어 매우 실망스럽다"며 "용인 산업단지를 비롯해 전국 14개 첨단산업단지 조성에 탄소감축계획 및 전력수급계획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지난 16일 향후 20년간 경기도 용인 일대에 민간자본 300조원을 들여 시스템 반도체 제조공장을 5기 구축하고, 국내·외 소부장, 팹리스 기업, 연구소 등 최대 150곳을 유치해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이행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정부 이행계획에 생산유발효과 700조원, 고용 160만명이라는 기대효과만 제시했을 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로드맵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 차원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려면 전력 수급 및 탄소감축 계획 그리고 기업의 RE100 달성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공급 계획을 반드시 수립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이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21년 이소영 의원실에 제출한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의 에너지사용계획서에 따르면 70만㎡ 크기의 P3 공장에서 연간 소비되는 전략량은 5.4테라와트시(TWh)다. 용인 클러스터에 들어설 반도체 제조공장 5기가 P3와 유사하다고 가정하면 예상 전력소모량은 연간 27TWh에 달한다.

여기에 소부장 및 팹리스 기업까지 대규모로 들어설 경우 용인 산업단지의 전력 수요는 당연히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용 극자외선(EUV)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단위당 전력생산량도 크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

실제로 국내 에너지·환경정책 싱크탱크 사단법인 넥스트는 기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캠퍼스가 계획대로 2025년 이후 정상가동될 경우 31.6TWh 전력이 소비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용인 신규 클러스터까지 합치면 총 58.6TWh 이상의 전력이 반도체 산업에서 추가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는 2021년 서울시 전력소비량 47.3TWh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고, 2021년 전체 산업용 전력 판매량 291.3TWh의 20%에 달하는 수준이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애플과 같은 글로벌 수요처로부터 빠르면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요구 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반도체 산단 내에 공급될 전력을 단계적으로 100% 재생에너지로 수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 단계부터 재생에너지의 원활한 조달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