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주 해안 '죽음의 바다'...1년째 적조현상에 해안생물 '멸종위기'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6 16: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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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출처=언스플래시)

일반적으로 몇 주 안에 사라지는 독성조류가 호주 남부 해안에서 1년 넘게 이어지면서 780종에 달하는 해안생물이 멸종하거나 서식지를 떠나는 등 전례없는 재난이 펼쳐지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남호주 해안에서 처음 발견된 적조 현상은 현재 약 2만평방킬로미터(㎢) 해역까지 확산됐다고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적조가 나타난 '붉은 바다'의 크기는 시드니 면적의 2배에 달한다.

적조 현상은 해양 플랑크톤 또는 조류가 이상번식하면서 바다의 색이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주로 수온 상승과 오폐수 유입으로 인한 영양 과다로 발생하는데, 햇빛과 산소 유입을 차단해 해조류 생장을 막거나 물고기를 질식시키는 등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끼친다. 적조 현상은 일반적으로 2~3주 정도 이어지는데, 남호주 해안에서 발생한 적조 현상은 무려 1년이나 이어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UTS) 해양생태계 연구팀의 조사결과, 적조로 피해를 입은 해양생물이 최소 780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남호주를 상징하는 해양생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나뭇잎해룡(Leafy Sea Dragon)'은 거의 멸종 수준에 다다랐다. 현지 다이버들은 한때 45마리 이상 관찰되던 나뭇잎해룡 무리가 이제는 1~2마리 정도만 보인다고 증언했다.

상어 등 상위 포식자도 영향을 받고 있다. 10년 이상 호주 해양생태계를 연구해온 플린더스대학교 찰리 후베니어스 교수는 "남부 해안에서 흔히 관측되던 포트 잭슨 상어(백상아리의 일종)가 거의 사라졌다"며 "절멸한 건지 서식지를 버리고 이동한 건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까지 영향을 받을 정도면 생태계 회복에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적조 현상이 장기화된 이유는 아직 명확한 원인을 밝혀지지 않았다. UTS 연구팀은 최근 몇 해동안 기후변화로 해수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조류를 번성시켰다는 분석을 내놨다. 플린더스대 연구팀은 관광업 활성화로 해당 지역에 생활 폐수가 늘어나면서 영양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1년 이상 적조 현상이 이어졌다고 추정했다.

해양생물학자 스테판 앤드루스는 "지금으로서는 기후변화 이외에 해당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면 호주의 바다는 붉은색 죽음의 바다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해변에서 조류 농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 현상은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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