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넘어가는 '지구의 허파'…아마존 열대림 38% 기능 저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27 1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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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면적의 11배 넘는 면적
흡수량보다 더 많은 CO₂ 배출
▲산불과 개간지 주변효과, 택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아마존 열대우림 저하 현장 (사진=연합뉴스)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마저도 3분의 1 이상이 인간 활동의 결과로 제기능을 잃고 '저하'(degradation)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캄피나스대학과 아마존환경연구소(IPAM), 영국 랭커스터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아마존 열대우림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결과 한반도 면적의 11배가 넘는 면적에서 흡수량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2001∼2018년 아마존 지역의 변화를 개괄한 자료와 위성 이미지, 과학논문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의 38%를 차지하는 250만㎢ 규모의 숲에서 인간 활동이 유발한 다양한 방해로 기능이 저하돼 숲이 완전히 파괴된 것과 거의 비슷하거나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하고 있었다. 산불과 숲 파괴지 인근에서 나타나는 주변효과, 불법 벌목과 나무를 골라서 베어내는 택벌(擇伐), 극단적 가뭄 등이 4대 원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이처럼 인간에 의해 숲의 상태가 과도기 또는 장기적으로 변화한 것을 숲의 '저하'로 규정했다.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농지로 개간하는 것처럼 숲이 완전히 사라지는 숲 '파괴'(deforestation)와는 차이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예컨대 산불 등으로 나무는 거의 다 사라졌지만 땅이 숲의 일부로 그대로 남아있으면 고도로 저하된 숲으로 분류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랭커스터대학 자연보호학 교수 조스 발로우는 "이런 방해가 초래하는 영향의 총합이 얼마가 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숲 파괴가 탄소배출과 생물다양성 손실에 끼치는 것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아마존의 숲 저하가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충격도 상당하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연구팀은 또 2050년 아마존 상황을 예측하면서 숲 파괴 억제 여부를 떠나 4대 방해 요인이 계속해서 CO₂ 주요 배출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캄피나스대학 '응용농업기상기후연구센터'의 데이비드 라폴라 박사는 "더는 숲 파괴가 이뤄지지 않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조차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숲의 저하는 지속해 더 많은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숲 파괴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숲 저하 요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불법 벌목을 차단하고 숲에서 불의 이용을 통제하는 한편 각 숲의 조건에 맞는 스마트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할 것을 제안하면서 "숲 파괴 방지 조치와 정책이 숲 저하에도 반드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논문은 26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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