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착한술'...탄소로 만드는 '보드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7 16:13:33
  • -
  • +
  • 인쇄
CO₂ 포집해 만든 '탄소 네거티브' 보드카

▲세계 최초 탄소네거티브 보드카 '에어보드카' (사진=에어컴퍼니)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기술을 활용해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한 '세계에서 가장 착한 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착한 술'을 만드는 회사는 바로 미국 친환경 스타트업 에어컴퍼니(The Air Company). 포집한 이산화탄소로 증류주를 제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금까지 4000만달러(약 511억원)를 투자유치할 정도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도요타 벤처스, 제트블루테크놀로지벤처스(JTV), 팔리포더오션(Parley for the Oceans) 등이 투자 대열에 합류했을 정도다.

에어컴퍼니는 2019년부터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에탄올로 변환하는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뉴욕 브루클린 공장에서 '에어보드카'를 생산하고 있다. 에어보드카의 생산공정은 간단하다. 전기분해로 물에서 수소를 뽑아내고, 수소를 탄소변환기에 넣어 에탄올을 만들어 낸다. 이를 물과 섞으면 40% 에탄올, 60% 물 비율을 갖춘 보드카가 만들어진다. 에어보드카는 750㎖ 1병당 65달러(약 8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에어컴퍼니에 따르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보드카를 제조할 때 통상 1병당 약 5.9㎏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에어보드카는 1병당 450g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발효과정이나 공업용 알코올 제조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으로 날아가기 전에 포집하고, 제조과정 전반에서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 마신 에어보드카 공병은 100% 재사용 및 재활용이 가능하다. 부착된 종이 라벨은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맞춤형 천연 무독성 접착제를 사용해 쉽게 떼어지고, 물병이나 꽃병으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에어보드카는 '지속가능한 소비가 어렵고 불편하다'는 편견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몇몇 환경운동가들은 에어보드카를 두고 '위험한 방해요인'이라며 비판했다. 탄소포집을 활용한 비즈니스의 활성화는 석유,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의 완전한 퇴출을 더디게 만들어 오히려 기후위기 해결에 독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에어컴퍼니 공동창립자 그레고리 콘스탄틴은 "에탄올은 양조뿐 아니라 자동차, 트럭, 비행기 등의 연료로도 쓰일 수 있어 많은 사업자들이 우리와 같은 제조방식에 동참한다면 온실가스 저감에 두드러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어쨌든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 기후변화를 생각하며 즐길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저감만으로 부족하고, 이미 대기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탄소포집으로 만든 다이아몬드, 안경·선글라스, 코카콜라, 제트연료 등 CCUS 기술을 접목한 사업 기회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에어컴퍼니도 에어보드카 외에 손세정제 '에어스프레이', 향수 '에어퍼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콘스탄틴은 "보드카나 향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기술이 산업적으로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美 워싱턴주 유례없는 폭우...'대기의 강'으로 대홍수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며칠씩 내리면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주택이 유실되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다.워싱턴주 스캐짓 카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