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베이스 확장, 멸종위기종 '피리물떼새' 서식지 파괴된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04 16:07:46
  • -
  • +
  • 인쇄
미 어류야생동물관리국(FWS), 멸종위기종 피해완화 조치 요구
최종 승인책임은 미 연방항공국(FAA)에 달려있어
▲미국 멸종위기종인 피리물떼새. 스페이스X의 텍사스 스타베이스 사업이 강행될 경우 피리물떼세의 서식지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사진=언스플래쉬)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텍사스 스타베이스 확장계획이 멸종위기종의 생존에 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어류야생동물관리국(FWS)은 최근 스페이스X에서 사우스텍사스 시설을 가동하면서 멸종위기종인 피리물떼새(piping plover)가 감소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공개했다.

스페이스X는 텍사스 주 보카치카에서 자사의 스타쉽 슈퍼헤비리프트발사체 테스트 및 상업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2021년 9월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텍사스주 브라운스빌과 사우스 파드레 아일랜드에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고 더 큰 스타쉽 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업 측은 FAA으로부터 발사대 냉각용 시스템 및 저수시설을 포함한 새로운 발사대, 착륙대, 발전소, 천연가스 처리시설 및 수자원 인프라 건설 허가를 요구했다.

문제는 해당 시설 주변이 야생동물보호구역이라는 것이다. FWS는 스페이스X가 텍사스 사업을 강행할 경우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보호되는 일부 종과 주요 서식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약 366만㎡의 피리물떼새 서식지가 시설을 둘러싸고 있으며, FAA가 스페이스X의 활동을 허가할 경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180만㎡ 규모의 서식지가 손실된다는 것이다.

가장 큰 우려사항은 피리물떼새, 붉은가슴도요, 재규어런디 및 오셀롯 개체군의 짝짓기, 이동, 건강 및 서식지에 미칠 영향이다. FWS는 일반 차량통행에서부터 건설, 로켓시험, 발사에 따른 소음, 열, 폭발, 이로 인한 서식지 파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의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러 종의 바다거북도 관심대상이다. 그 중 하나는 보카치카해변에 서식하는 켐프각시바다거북(Kemp’s Ridley sea turtle)으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다. FWS 측에서는 해양생물 문제의 경우 관련 전문지식의 필요성을 고려해 미국 해양대기청에 맡겼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보카치카에서 시설건설 및 발사승인을 받으려면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과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FWS는 기업에서 대상 동물개체군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건설과 발사활동을 특정 계절 또는 주야간 시간으로 제한하며, 셔틀을 사용해 현장근로자들의 차량통행을 줄이기를 권고했다. 또 미국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제왕나비에 미칠 영향도 추가로 연구할 것을 장려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FWS의 의견이 오히려 스페이스X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재러드 마골리스(Jared Margolis) 생물다양성센터 선임변호사는 BCO 초안에 관해 "FWS는 스페이스X의 지출, 보존, 그리고 기타 약속을 거의 요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FWS는 야생동물에 미치는 보카치카 시설의 유해성에도 불구하고 허용범위를 더 넓히려 고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골리스 변호사는 FWS가 스페이스X로 하여금 매년 오셀롯보존단체에 5000달러 정도의 소액만 기부하도록 요구한 점을 지적하며 정작 보존과 관련된 명확한 공약은 스페이스X에게 요청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대부분의 요청이 권고사항에 불과하며, 최종 FAA 허가조건에 따라 집행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텍사스 사업에 대한 최종 승인 및 감독 책임은 결국 FAA에 있다. 기업의 사업확장 및 발사 여부는 FAA의 승인에 달려 있는 것이다. FAA 측에서는 허가를 내리기 전 다른 연방 및 주 기관과 지역환경전문가의 연구를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이스X 사업의 멸종위기종법 위반여부를 두고 FWS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서에 따르면 현재 스페이스X는 발사장에 위치한 유틸리티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에서 생산할 에너지의 양을 줄이고 있다. 또 지난 2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텍사스의 규제가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스타쉽 발사활동을 플로리다주로 옮기고 보카치카우주공항을 연구개발(R&D) 캠퍼스로 전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KB국민은행, 중소·중견 대상 '우리기업 탄소기업 첫걸음' 이벤트

KB국민은행이 온라인 플랫폼 'KB 탄소관리시스템' 신규 등록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 탄소관리 첫걸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0

[ESG;NOW] 하이트진로 탄소배출량 감축했다고?...생산량 감소로 '착시'

하이트진로가 최근 2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9% 감축한 것으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판매량 감소로 인한 착시현상인 것으로 드러났다.하이트진로의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기후/환경

+

"담배필터 금지해야"...유해물질 못거르고 미세플라스틱만 흡입

담배 필터가 정작 유해물질을 거르는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세플라스틱만 인체로 흡입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최근 영국 중독연구협회 학술지

"종량제 이것 넣으면 과태료 100만원"...분리배출 '가짜뉴스' 판친다

'10월부터 종량제봉투 단속이 강화된다', '10월부터는 라면봉지 씻지 않고 버리면 10만원 과태료' 등 생활폐기물 분리배출과 관련해 유튜브에 가짜정보

녹색전환연구소 'RE100' 첫걸음...상반기 전력사용분 REC 구매

녹색전환연구소가 RE100 달성을 위해 올 1~7월 사용한 전력만큼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했다고 20일 밝혔다. 8~12월 사용분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국제해운 '탄소세' 연기에…기후솔루션 "2050 탄소중립 시계 멈췄다"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첫 탄소세 시장 도입이 최종 문턱에서 불발되자, 기후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녹색이 사라지는 바다...기후변화로 식물성 플랑크톤 감소

지구온난화로 전세계 바다에서 녹색이 사라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과 중국 칭화대학 연구팀은 2001~2023년 중·저위도 해

트럼프 어깃장에...수년간 합의한 '해운 탄소세' 물거품되나?

당초 202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었던 이른바 '해운 탄소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반대에 부딪혀 1년 이상 연기됐다.유엔 산하 국제해사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