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탓에 호주 수천마리 '듀공·거북 떼죽음' 위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4 17: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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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침전물로 해양생물 서식지 파괴
▲바다의 포유류인 '듀공'


최근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해안 해초지대가 파괴되면서 수백 마리에 달하는 듀공과 수천 마리의 거북이 몇 달 내로 폐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콜 림푸스 퀸즐랜드 환경부 소속 과학자는 "앞으로 몇 달 안에 폐사율이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4월경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해 9월과 10월경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전에 매년 수십 마리가량 폐사되던 듀공 개체수가 수백 마리로, 바다거북은 수백 마리에서 수천 마리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퀸즐랜드에서 홍수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2011년에도 홍수가 발생한 바 있으며 1991년에도 한 달 간격으로 2차례의 큰 홍수가 발생했다. 이때 발생한 엄청난 양의 홍수 침전물이 강을 통해 해안으로 유입돼 1000평방킬로미터에 걸쳐 해초지대가 파괴됐다.

이로 인해 듀공과 거북 개체수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듀공 폐사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듀공의 분만율은 20%에서 2%까지 떨어졌다. 살아남은 개체들은 이주했고 무리가 돌아올 정도로 서식지가 회복되는 데 몇 년이 걸렸다.

림푸스 박사는 듀공과 거북의 경우 많은 지방을 비축하기 때문에 당장은 기아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홍수로 먹이 서식지가 사라져 지방 비축량이 소진되기 전까지 먹이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몇 주 내지는 몇 달 후에 노령 개체나 새끼를 키우는 어미 개체 등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한다.

헬렌 마쉬 제임스쿡대학 명예교수도 듀공이 퀸즐랜드 허비베이 지역에서 집단 폐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다만 사이클론 등의 다른 주 요인이 동반됐던 선례와 달리, 이번 홍수만으로 폐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마쉬 교수는 단기적으로 홍수 피해를 입은 해초지대를 대규모 모니터링하여 감소 추이를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림푸스 박사는 100년에 한번꼴로 일어나던 대규모 홍수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2010-11년에 퀸즐랜드 남동부 강에서 수십 년만에 처음 홍수가 발생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2013년, 2017년 그리고 현재에도 발생했다"며 "이러한 일들이 증가하는 지금 홍수로 파괴된 서식지의 복구가 현재 직면한 큰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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