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껍질로 수소를 만들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8 16:32:18
  • -
  • +
  • 인쇄
스위스 EPFL, 새 바이오매스 열분해법 개발 
단 몇 밀리초만에 수소와 바이오차 추출성공


건조된 바나나껍질 가루에서 몇초내에 '수소'와 고체탄소인 '바이오차'(biocha)를 추출하는 새로운 방식의 바이오매스 광열분해법이 개발됐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EPFL)의 휴버트 지로 기초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광열분해법을 이용해 바이오매스에서 합성가스뿐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바이오차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곡물이나 식물, 음식물쓰레기 등 바이오매스는 바이오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를 저장한 바이오차같은 부산물로 배출한다. 이 때문에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방법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뿐 아니라 탄소저감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바이오매스를 바이오에너지로 전환하는 방법은 '가스화와 열분해' 두가지가 있다. 가스화는 고체 또는 액체 바이오매스를 약 1000°C에서 가스와 고체화합물로 변환시키는 방법이다. 여기서 생산된 가스는 '합성가스' 고체화합물은 '바이오차'라고 부른다. 합성가스는 수소와 메탄, 일산화탄소 및 기타 탄화수소 혼합물이다. 이 가스는 전력을 생산하는 바이오연료로 사용된다. 부산물인 바이오차는 농업에 활용할 수 있지만 대체로 탄소폐기물로 취급받는다.

열분해 방식은 400~800°C 사이의 비교적 낮은 온도와 최대 5바(bar)의 압력으로 가열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가스화와 유사하다. 열분해는 저속 열분해, 급속 열분해 그리고 플래시(flash) 열분해 등 3가지 유형이 있는데, 저속과 급속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바이오차 부산물이 많이 생긴다. 반면 플래시 열분해는 600°C에서 이뤄지며,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합성가스를 생성한다. 단점은 고온과 고압을 처리할 수 있는 특수한 반응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많은 양의 합성가스와 재활용 가능한 바이오차를 생산하기 위해 플래시 광열분해에 크세논램프(인쇄된 전자장치의 금속잉크를 경화하는 데 사용하는 고압램프)를 놓는 방식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이미 지난 몇년동안 이 방식을 나노입자 합성 등 다른 용도에도 사용해왔다.

크세논램프의 백색플래시 라이트는 광열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짧은 펄스뿐만 아니라 고출력 에너지원을 제공한다. 램프로 강력한 플래시 라이트 샷이 생성되면 바이오매스는 이를 흡수해 합성가스와 바이오차로 전환한다.

이 플래시 기술은 바나나껍질, 옥수수껍질, 오렌지껍질, 커피박, 코코넛껍질 등 다양한 바이오매스 원료에 사용됐다. 연구팀은 먼저 원료를 105°C에서 24시간 건조한 후 가루로 갈아서 체에 거른 다음, 그 분말을 스테인리스강 반응기에 넣고 크세논램프를 작동시켰다. 전체 변환과정은 단 몇 밀리초 안에 끝난다.

연구진은 "건조 바이오매스 1kg당 약 100리터의 수소와 330g의 바이오차를 생성할 수 있다"면서 "이는 건조 바나나껍질 무게의 3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방법은 건조 바이오매스 1kg당 4.09MJ의 에너지를 산출했다.

이 방식에서 주목받는 부분은 최종생산물인 수소와 고체탄소 바이오차 모두 가치가 있어서다. 수소는 녹색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탄소 바이오차는 비료로 사용하거나 전도성 전극을 제조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케미컬사이언스'(Chemical Science)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D현대오일뱅크, 폐수 처리비 450억 아끼려다 1761억 과징금 '철퇴'

환경부가 특정수질유해물질인 페놀이 함유된 폐수를 불법적으로 배출한 HD현대오일뱅크에 대해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실사도 의무화해야"

올 6월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대응 관련조항이 빠져있어, 이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인권환경실사법'은 기업의 인권과 환

아워홈, 실온에서 분해되는 ‘자연생분해성 봉투’ 2종 개발

아워홈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친환경 제품 2종을 개발해 전국 단체급식, 외식 매장에 도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제품은 자연생분

남양유업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참가 초등학생 1000명 모집

남양유업은 서울·경기권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친환경 교실' 하반기 교육신청을 오는 9월 9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다고 28일 밝

SPC, 야간근로 8시간 제한...新근무제 9월부터 시범운영

SPC그룹이 각 계열사별로 생산직 야간근로를 8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SPC그룹은 이재명 대통령

대한항공-아시아나, 폐유니폼으로 만든 파우치 판매수익금 전액 기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 보조배터리 파우치를 제작해 판매한 수익금 전액을 포함한 기부금을 사단법인 소

기후/환경

+

강릉, 식수고갈 직전에 '숨통'...바닥난 상수원 하류의 물로 '콸콸'

강릉 시민들의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5.9%까지 떨어져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급수를 시작하려던 찰나에 하류 남대천의 물을 저수지

바다의 포식자 '상어의 위기'...이빨이 사라질 수 있다

해양 산성화로 인해 상어의 이빨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독일 하인리히 하이네대학 막시밀리안 바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산성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실사도 의무화해야"

올 6월 재발의된 '기업인권환경실사법'에 기후대응 관련조항이 빠져있어, 이를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인권환경실사법'은 기업의 인권과 환

英 141년만에 가장 더운 여름…10년새 평균기온 1.54°C 상승

영국은 올여름 10년전에 비해 평균기온이 1.54℃ 상승하면서 1884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영국 기상청은 지난 2

산림벌채로 20년간 열대지방 50만명이 사망...왜?

지난 20년간 벌채 등 토지개간으로 국지적 기온이 상승하면서 열대지방에서 50만명이 사망했다고 연구결과가 나왔다. 숲이 사라지면서 기온이 오르고

토양 미생물에서 '슈퍼박테리아' 잡을 항생물질 발견

일반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황색포도알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생물질이 발견됐다.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자생 방선균 '스트렙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