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에서 석유냄새 나"...코로나 앓은 후 음식 거부하는 아이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9 16:05:03
  • -
  • +
  • 인쇄
불쾌하고 왜곡된 냄새가 느껴져 음식섭취 거부
'후각 착오증'과 '심한 편식' 구별하는 지침 공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어린이들이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노리치의과대학의 칼 필포트 교수와 자선단체인 피프스센스(Fifth Sense)는 코로나에서 회복한 어린이들이 '후각 착오증'으로 음식을 먹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부모들과 의료인들이 어린이들의 '후각 착오증'과 '편식'을 구별할 수 있는 지침을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후각 착오증'은 이상하고 불쾌하게 왜곡된 냄새를 경험하는 것으로, 코로나 감염이 수반하는 후유증의 일종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들은 회복 후에도 후각이 왜곡될 수 있어,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령 레몬 냄새를 썩은 양배추 냄새로 착각하거나 초콜릿에서 휘발유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맛을 못느끼고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에 걸렸던 성인 중 약 25만명이 이런 '후각 착오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필포트 교수는 후각착오증을 "후각 혼합물의 일부 성분만 잡아낼 수 있는 후각 수용기가 덜 작동한 결과"로 분석했다.

문제는 한창 성장해야 할 어린이들이 코로나 후유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린이들의 이같은 행위가 '편식'으로 오인될 수도 있다. 필포트 교수는 "코로나에 감염됐던 어린이들이 '후각 착오증'을 앓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 어린이들은 대부분 음식을 먹지 않는 상태가 되며, 음식 섭취를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섭식에 문제가 있거나 자폐증 등 다른 질환이 있는 어린이가 후각 착오증까지 겪으면 정말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필포트 교수와 피프스센스는 이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해 '후각 착오증'을 어떻게 '심한 편식'과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심지어 의료인들조차 이 질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던컨 보악 파이브센스 설립자는 "후각 착오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체중이 줄고 영양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의사들은 이를 단지 편식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후각 착오증'과 '편식'을 구별하는 방법은 우선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믿어야 하고, 부모들은 안전한 음식과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일기로 기록할 것은 조언했다. 또 아이들에게 강한 맛보다 순한맛의 음식을 먹여볼 것을 권장했다. 이런 방법이 모두 실패할 경우 음식을 먹을 때 부드러운 코집게를 이용하거나 코을 막아 맛을 차단할 것도 권장했다. 

필포트 교수는 "후각 착오증을 일으키는 요인에는 커피뿐 아니라 양파나 마늘, 고기 냄새 등 여러가지가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파스타, 바나나 또는 순한 치즈를 먹도록 권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필포트 교수는 '후각 착오증'을 앓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 '후각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각훈련은 유칼립투스, 레몬, 장미, 계피, 초콜릿, 커피, 라벤더 등 적어도 4가지의 다른 냄새를 하루에 두번, 몇 달동안 냄새를 맡는 것이다. 이런 훈련은 간단하고 부작용이 없는 후각상실 치료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필포트 교수는 "아이들에게 후각 착오증을 유발하지 않는 친숙한 냄새를 사용해야 한다"며 "이는 어린이보다 10대 청소년에게 비교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