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으로 어분 생산하면...'기후위기와 식량위기' 일석이조 해결가능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9 17:22:32
  • -
  • +
  • 인쇄
美스탠포드대, 메탄 사용하면 어분 생산비 20% 이상 절감
▲(사진=스탠포드대학 유튜브 캡처)


이산화탄소보다 온실가스 효과가 86배 높은 메탄을 활용해 물고기의 먹이가 될 어분을 생산하면 기존 어분보다 비용이 20%가량 절감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메탄 활용법은 기후위기와 식량위기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진은 메탄을 이용해 박테리아를 단백질이 풍부한 어분으로 생산하면 기존 어분보다 비용이 절감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메탄으로 어분을 생산하면 높은 수익성이 보장돼 전세계 모든 어류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한다.

메탄은 대류권 오존의 농도를 높여 대기질을 나쁘게 만든다. 메탄 배출량은 산업혁명 초기부터 현재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이 때문에 오존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전세계에 걸쳐 약 100만명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해산물 소비량은 1960년 이후 4배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야생 어패류는 고갈되고 있고, 현재 우리가 먹는 해산물의 약 절반가량은 양식장에서 공급되고 있다. 게다가 2050년까지 전세계 수생생물의 수요는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연구진들은 전망했다.

연구진들은 이 두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박테리아인 '메탄영양체'(methanotrophs)를 제시했다. 이 박테리아는 저온의 물로 채워진 생물반응기에서 가압된 메탄, 산소, 질소, 인, 미량금속 등의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자랄 수 있다. 이렇게 성장한 바이오매스는 단백질이 풍부해 양식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즉 소형어류로 만든 어분이나 식물성 사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메탄을 식량안보 해결책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자리걸음하고 있었다. 2000년 이후 어류 가격이 거의 3배 이상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메탄을 활용하는 것은 경제성이 불분명했다. 

이에 스탠포드 연구진은 폐수 처리공장과 매립지 및 석유가스 시설 그리고 상업용 천연가스 그리드에서 구입한 천연가스에서 메탄을 공급하는 시나리오를 각각 모델링해 수익을 창출할 방안을 모색했다. 연구진은 전력 및 노동 가용성 비용을 포함한 다양한 변수를 살펴보며 수익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메탄영양체' 어분 생산비용은 매립지에서 메탄을 공급받을 경우 1톤당 1546달러 들었고, 석유가스 시설에서 메탄을 공급받을 경우 1톤당 1531달러 들었다. 이는 지난 10년 어분의 평균 시장가격 1톤당 1600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폐수 처리공장에서 구입한 메탄으로 생산했을 때 비용은 1톤당 1645달러로, 평균 어분 가격보다 다소 높았다. 또 상업용 천연가스 그리드에서 메탄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생산비용이 1톤당 1783달러로 높게 나왔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전력 비용은 전체의 45% 이상을 차지했지만 전기요금이 저렴한 미시시피나 텍사스같은 주에서 생산하면 이 비용을 20% 이상 낮출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메탄으로 어분을 생산하는 비용은 1톤당 1214달러다. 이는 기존보다 1톤당 386달러 싼 것이다.

연구진은 열을 더 잘 전달하는 원자로를 설계해 냉각비용을 낮추고, 낭비되거나 사용되지 않는 비경제성 가스로 동력을 공급한다면 전기요금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폐수 처리공장의 메탄을 사용할 경우 폐수 자체는 냉각뿐만 아니라 질소와 인을 공급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이같은 효율성으로 메탄영양체 어분 생산비를 20% 절감할 경우, 경제성이 충족될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나아가 공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면 어분뿐 아니라 대두와 동물 사료까지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의 공동저자 에반 데이비드 셔윈 스탠포드대학 에너지자원공학 박사는 "수십 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산업은 비경제적인 천연가스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런데 에너지와 식품 문제를 함께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이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실마리가 생긴 것이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 저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화력발전 최소발전용량이 재생에너지 가로막아"...공익감사 청구

화력발전을 과도하게 우대한다고 비판받는 최소발전용량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가 제기됐다.기후솔루션과 당진환경운동연합은 3일 서울

가축분뇨를 농촌 에너지로 활용...기아, 홍성에 시설 지원

기아가 홍성에서도 온실가스 감축과 지역사회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가축분뇨의 자원화 및 에너지화에 나선다.기아는 지난 2일 충남 홍성군청에서

삼성전자도 구글처럼 '워터 포지티브' 사업...환경부와 '신풍습지' 개선

기업이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에 돌려보내는 '워터 포지티브' 사업이 국내에서 첫 착공식을 가졌다.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일 오후

마실 물도 부족한 강릉 시민들...지자체와 기업들 생수기부 '쇄도'

4개월 넘게 비가 내리지 않고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 시민들에게 전국 각처에서 생부 기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릉시는 기부받은 생수를 취약

한국의 탄소발자국 검증제도, 이탈리아와 상호인정 첫 사례 탄생

우리나라가 이탈리아와 탄소발자국 상호협정을 체결한 이후 양국에서 상호인정을 받은 첫 사례가 나왔다.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기업 지클로(G.CLO)의

[신간] ESG 전략 마스터 클래스: 실전 가이드

전략(S)–공시(D)–성과(P)를 연결하는 ESG 설계 기준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ESG 전략이 의무공시 체계에 부합하고 기업가치 제고의 실질적 도구로

기후/환경

+

"화력발전 최소발전용량이 재생에너지 가로막아"...공익감사 청구

화력발전을 과도하게 우대한다고 비판받는 최소발전용량과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가 제기됐다.기후솔루션과 당진환경운동연합은 3일 서울

아프간 동부 연속 지진에 '폐허'...사망자 하루새 2배 늘어

2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또 지진이 발생해 수천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이번 지진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11시47분쯤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태풍 '페이파' 日 향해 북상...강릉에 '가뭄에 단비' 될까?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생성된 열대저압부가 곧 제15호 태풍으로 발달해 북동진한다는 이동경로가 발표되면서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을

강릉 저수율 14% 붕괴...제한급수인데 수돗물 사용량이 그대로?

강릉 시민들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3.9%까지 내려갔다. 소방차와 물탱크 차량까지 동원해 저수지에 물을 쏟아붓고 있지만

"올가을 '라니냐' 발생률 55%"...韓 고온다습한 가을?

올가을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이 55%로 전망됐다.세계기상기구(WMO)는 2일 엘니뇨·라니냐 전망에서 9∼11월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을 55%, 라니냐도

내년도 환경부 예산안 15.9조...탈탄소와 기후대응에 중점투자

2026년도 환경부 예산 15조9160억원 가운데 36.4%인 5조8000억원이 기후재난 대응 등 사회안전망을 조성하는데 사용되고, 34.5%인 5조5000억원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