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천연가스' 지속가능산업 제외 검토...가스업계 '발동동'

김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3 15:12:09
  • -
  • +
  • 인쇄
천연가스 탄소배출 계수, 태양광의 10배
가스업계 로비스트 동원해 무력화 안간힘


유럽연합(EU)이 지속가능성 있는 산업에서 '천연가스'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가스업계가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EU 최고집행기관인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ission)는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지속가능한 수자원 활용 △순환경제 △환경오염 예방 △건강한 생태계 등 6가지 목표에 기반해서 지속가능성 있는 산업인지 아닌지를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천연가스를 지속가능성 산업에 포함시킬지 떼어버릴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가 고민하는 이유는 탄소중립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석탄뿐 아니라 천연가스에 의한 탄소배출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EU는 지난 14일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탄소국경세' 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탄소국경세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배출량이 적은 국가로 상품이 수출될 때 적용되는 무역관세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가스산업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채널(IPCC)이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애주기별 천연가스의 탄소배출계수는 1킬로와트시(kwh)당 490그램(g)이다. 단위당 탄소배출계수가 820g인 석탄의 절반 남짓한 수준이지만 48g인 태양광에 비해 10배가 넘는다. 심지어는 단위당 탄소배출량이 12g인 해상풍력과 비교하면 40배가 넘는다.

EU의 이같은 움직임에 화들짝 놀란 가스업계는 이 논의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EU의 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759명이었던 가스업계 로비스트는 올 5월 776명으로 늘었다. '지속가능성 분류'에서 천연가스 산업이 제외되기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업계가 로비스트 인력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EU 정책입안자와 가스업계 로비스트의 접촉횟수가 월평균 9.5회에서 19회로 늘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영리단체 리클레임 파이낸스(Reclaim Finance)도 같은날 보고서를 통해 이들간 회의가 2018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295차례에서 2020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323회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3일에 한번꼴로 만나던 것이 3일에 두번꼴로 만난 것이다.

천연가스가 지속가능성 산업에서 제외되더라도 당장 실적에 타격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천연가스 공급비용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가스업계는 이같은 로비를 벌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게다가 세제혜택 등도 사라지므로 수소와 태양열 등 여타의 재생에너지보다 가격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EU가 가스업계의 손을 들어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