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에 '번식색' 잃는 수컷 잠자리들..."짝짓기 교란될 수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6 11:49:14
  • -
  • +
  • 인쇄
美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팀 조사결과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컷 잠자리가 짝짓기 대상을 유혹하는데 쓰이는 날개의 반점 크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의 마이클 무어 박사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더운 기후에 서식하는 수컷 잠자리들이 번식색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컷 잠자리 날개에 있는 검은 반점들은 암컷 잠자리를 유혹하고 경쟁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기능이 있다.

이번 연구는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잠자리 319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결과 서식지 온도가 낮을수록 반점 크기가 더 어둡고 정교한 모양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서식 범위가 넓은 10종을 대상으로 더 정밀한 조사를 진행했다. 또 평년보다 온도가 높았던 해의 잠자리 날개 반점 사진과 평년보다 온도가 낮았던 해의 잠자리 반점 사진을 비교했다. 그 결과, 같은 종인데도 더 따뜻한 기후에 서식하는 잠자리들의 번식색이 더 옅었다.

잠자리 날개의 검은색 반점은 열을 흡수해 잠자리 체온을 최대 2℃까지 높일 수 있다. 체온이 오르면 날개 조직이 손상되고, 짝짓기 경쟁자와 싸우거나 먹이를 사냥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자칫하면 과열로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수컷 잠자리들이 상승하는 온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반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이 현상이 지속될 경우 암컷 잠자리들이 더는 같은 종의 수컷 잠자리들을 알아보지 못해 번식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수컷과 암컷 양쪽에서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지는 않았다. 마이클 무어 박사는 "수컷과 달리 암컷 잠자리들은 날개 무늬가 변하지 않았다"며 "성별 상관없이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는 모습이 똑같을 것이라는 가정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잠자리의 짝짓기 방식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연구논문은 5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