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감축만으로 부족해"...국제 기후위기자문단 출범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5 15:25:28
  • -
  • +
  • 인쇄
'줄이고, 없애고, 고치기' 해결책으로 제시
매월 보고서 무료배포하고 토론영상 게시


국제 기후위기자문단(CCAG:Climate Crisis Advisory Group)이 지난 24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했다. CCAG는 영국의 수석과학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킹 경을 필두로 10개국 14명의 환경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CCAG는 현재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로 자연환경이 복원 불가능한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고 판단해, 기후변화 원인규명을 넘어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꾸려졌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정한 기온상승 상한선(1.5~2℃)도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막기 어려울만큼 상황이 다급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CCAG는 매월 정기 보고서를 무료로 배포하고, 보고서에 대한 토론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예정이다. CCAG의 정기 보고서는 단순히 세계 기후 현황만 나열하지 않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실질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비드 킹 경은 CCAG가 "전문 지식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고, 정책 입안자들의 결정 과정은 물론 금융기관이 우리 미래에 투자하는 방식에 직접 개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CCAG에 따르면 세계 각지에는 특정 한계치를 넘어서면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이 가속화하는 '임계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임계점들은 복잡하게 연계돼 있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대응 불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북극해 빙하는 백야로 인한 햇빛을 차단했지만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해의 50%가 노출된 상태다. 이 때문에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던 핀란드와 러시아 북부의 기온은 영상 30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녹아내린 얼음은 해수면을 상승시켜 동남아시아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세계 쌀 생산량 5위인 베트남의 메콩강 삼각주를 비롯해 베트남 국토의 90%가 30년 안에 매년 바닷물에 의해 침수 피해를 겪을 전망이다. 또 이미 물밑으로 가라앉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와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기후난민이 발생하면서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이 직접 벌목하지 않더라도 지구온난화로 기온과 습도가 변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고사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탄소를 빨아들일 수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된다. 이는 다시 더 많은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각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해 1.5℃ 기온 상승 상한선을 지키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현재 기온은 산업혁명 당시와 비교했을 때 1.25℃ 상승했다. 이미 벌어지고 있는 온난화의 악순환으로도 알 수 있듯이 당장 탄소중립을 실현해도 기온 상승폭이 1.5℃를 넘어설 것은 불보듯 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이에 CCAG는 '줄이고, 없애고, 고치기'(Reduce, Remove, Repair·3R)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우선 탄소배출량부터 '줄여야' 한다. 기온 상한선 1.5℃를 지키고 싶으면 2035~2040년까지 지금 탄소배출량 저감 목표치의 3~5배를 달성해야 한다. 탄소배출량을 줄였으면 이미 배출된 탄소를 '없애야' 한다. 탄소포집기술 등을 활용해 현재 500ppm인 온실가스 농도를 350ppm까지 줄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임계점을 넘어 망가진 생태계를 원래 상태로 '고쳐야' 한다. 임계점끼리 연쇄작용을 일으켜 온난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CCAG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임계점들의 연계로 기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며,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대처'임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킹 경은 "우리가 5년 내에 하는 일들이 다음 1000년 뒤 인류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CCAG는 오는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까지 더 세부적인 대응방안을 보충할 계획이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에너지부 신설 막바지…미세 조정만 남았다"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기후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관련해 "마지막 미세 조정중"이라고

하나금융, 지난해 ESG경영활동 5.5조 사회적 가치창출

하나금융그룹의 지난해 ESG 경영활동이 약 5조535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발간한 '2024 ESG 임팩트 보고서'를

LG화학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 개최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리사이클 사회공헌 임팩트 챌린지'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LG 시스템에어컨, 플라스틱 사용 줄여 탄소배출 저감

LG전자가 시스템에어컨 제조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공법을 적용해 탄소배출을 저감한다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TÜV Rhei

기후/환경

+

한국인 1인당 생활 온실가스 배출량 9.46톤…중국의 2배

한국인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1인당 연간 9.46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인의 2배, 인도인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20

시원한 북유럽도 옛말...7월 30°C 최장기간 폭염 시달려

추운 날씨의 대명사로 불리는 북유럽 지역이 올여름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렸다.18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을 비롯한 북위도 지역이

낙동강 '녹보경보' 시료 채취 당일 발령한다

독성물질을 지닌 녹조가 수돗물의 원수인 취수구로 유입되지 않도록 조류경보 채수위치를 취수구 인근 50m 이내로 조정하고, 물에서 녹조현상이 발견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양구서 원충 감염 모기 발견

국내에서 말라리아 감염 모기가 발견되면서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가 떨어졌다.질병관리청은 최근 채집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에서

배추 한포기 7000원?...폭염과 폭우 반복된 이상기후탓

폭염과 폭우가 반복적으로 교차하는 이상기후탓에 배추 가격이 1.5배 뛰면서 현재 1포기 7000원까지 치솟았다.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

올해 한반도 '첫 태풍' 오나... 태풍 '링링' 북상중

태풍으로 발달할 수도 있는 열대저압부가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북진 중인 제28호 열대저압부는 20일 제12호 태풍 '링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