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질환 사망자 37%는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탓"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2 07:00:03
  • -
  • +
  • 인쇄
전세계 43개국 732개지역 열질환 사망자 분석


열질환 사망자 3명 중 1명은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노인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상승에 더욱 취약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영국 런던 위생학 및 열대 의학대학원'(LSHTM)과 스위스 베른대학 연구진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43개국 732개 지역의 1991~2018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더위로 인한 사망자 37%는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인간이 온실가스를 배출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를 상정한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결과와 역학조사 방식을 활용해 인간활동에 따른 온난화와 이로 인한 사망자를 가려냈다. 여름철 고온관련 사망자는 건강에 적합한 기온보다 높은 온도에 노출돼 사망한 사람으로 규정했는데, 최적 기온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전체적으로 더위로 인한 사망자의 약 37%는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 영향을 받았다"며 "이같은 경향은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76%로 나타났고, 동남아시아는 48~61%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도 더위로 인한 사망자 중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21%에 달했다. 1997년~2016년까지 20년간 국내 36개 도시에서 열 질환으로 숨진 86만7142명을 분석한 결과, 21%에 해당하는 17만명이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 상승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별로는 칠레 산티아고 136명(44.3%), 로마 172명(32%), 마드리드 177명(31.9%), 런던 82명(33.6%), 뉴욕 141명(44.2%), 도쿄 156명(35.6%), 호찌민 137명(48.5%), 방콕 146명(53.4%) 등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비세도 카브레라 교수는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를 취하거나 적응하지 않으면 열 관련 사망률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망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사망 외에도 심혈관이나 호흡기 합병증과 같은 다른 건강 문제도 이상 고온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임 연구원 클레어 굿니스 박사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간으로부터 초래된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UN 기후변화회의(COP26)에서 의미있는 합의가 도출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임 저자인 안토니오 가스리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위험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탐지 및 귀인 분석 연구로, 기후변화가 미래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모든 대륙에서 이미 인간 활동의 무서운 결과를 경험하고 있으며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했다.

이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