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보틀' 화장품 용기는 100% 재활용...수거까지 책임진다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0 11:00:40
  • -
  • +
  • 인쇄
[친환경 기업탐방] 친환경 용기 만드는 '이너보틀'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책임지는 생태계 열겠다"
▲판교에 위치한 '이너보틀' 사무실에 걸려있는 '이너보틀' 샘플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이너보틀'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벽면 가득 병들이 걸려있다. 병안에는 물풍선처럼 보이는 주머니들이 들어있다. 걸려있는 병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오세일(44) 이너보틀 대표가 "그게 바로 친환경 용기"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이 용기는 잔여물을 남기지 않고 사용할 수 있고, 외부용기가 내용물에 오염되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이 가능하다"면서 "일반용기는 잔여물이 많을 때는 25%까지 남지만 이너보틀 용기를 사용하면 잔여물이 1% 이하로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너보틀은 화장품, 샴푸통 등 점성이 있는 액체를 실리콘 용기에 담아 외부 용기 안에 넣어 사용하는 용기다.

이너보틀은 설립한지 3년을 갓 넘긴 스타트업이지만 최근들어 대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도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용기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는 LG화학과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략제휴를 맺었다. 두 회사가 합작해 만든 화장품 용기는 오는 5월에 나온다. 오세일 대표는 "이 제품을 시작으로 실현 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100% 재활용···친환경 용기 '이너보틀' 


올 2월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용기가 '어려움' 등급을 받지 않은 것에 뿔난 소비자들이 화장품 회사 앞에서 8000여개가 넘는 화장품 용기를 쏟아놓고 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화장품 어택' 캠페인이었다.

화장품 용기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내용물을 보존하기 위해 단일재질이 아닌 복합재질을 주로 사용한다. 복합재질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다. 게다가 잔여물까지 남아있기 때문에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편이다. 모두 일반쓰레기인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화장품 회사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캠페인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화장품의 재활용률을 높이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해 오세일 대표는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행했던 과대포장의 패러다임은 끝나고 포장 그 자체로서의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너보틀의 용기는 이런 추세에 딱 들어맞는 제품이다. 이너보틀 용기는 고순도 실리콘 오일을 이용해 만든 고형 실리콘 재질이다. 이 재질에 특수용매를 사용하면 고순도 실리콘 오일과 첨가제로 분리된다. 일례로 100g의 고형 실리콘은 60~70g의 오일과 30~40g의 첨가제로 분리되는 것이다. 추출된 오일은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외부 플라스틱 용기도 오염되지 않기 때문에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PCR)으로 활용 가능하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은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용기"라고 강조했다.

첨가물도 재활용된다. 오 대표는 "고순도 실리콘 오일을 고형 실리콘 재질로 만들 때 첨가되는 첨가제도 모두 재활용 가능하다"면서 "첨가물은 콘크리트나 벽돌 등을 만들 때 강화제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는 "이너보틀 용기는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용기"라고 설명했다.


◇ 수거·리사이클까지···'자원순환 생태계'


100% 재활용 가능한 제품이라도 '수거'를 제대로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수거과정에서 일반 플라스틱 제품과 섞여버린다면 이너보틀을 사용한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해 오세일 대표는 "소비자들이 앱을 통해 사용한 이너보틀을 회수신청하는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수거만을 목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또다른 비용 발생을 초래하므로, 물류 배송시스템을 활용해서 다 쓴 제품도 수거하겠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이를 위해 물류업체들과 손잡고 올해 베타테스트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외용기에 담겨있는 '이너보틀'


이너보틀은 제품 생산에서 수거,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두 책임지는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LG화학과 플라스틱 100% 재활용 '에코 플랫폼' 구축사업을 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너보틀이 추구하는 '자원순환 생태계'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추진하는 ESG경영과 맞닿아 있다. 기업들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재활용 플라스틱(PCR)의 사용비율을 높이려고 하지만 일정하지 않은 PCR 공급량 때문에 쉽지 않다. 고품질의 PCR을 사용해야 용기의 품질이 유지되지만 지금의 재활용품 수거 시스템으로는 고품질 PCR을 일정하게 공급받기 힘들다.

오 대표는 "이너보틀이 구축하려는 '자원순환 생태계'는 이런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매된 제품들을 회수전용 물류시스템을 통해 모두 수거해서 오염되지 않는 고품질 PCR을 기업들에게 다시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은 이너보틀을 통해 오염되지 않은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을 얻고, 소비자는 이너보틀을 통해 환경보호에 기여하게 된다.

오대표는 "이너보틀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면서 "앞으로 이너보틀이 다양한 용기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저변을 확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너보틀이 용기 회사가 아닌 자원을 순환시키는 회사가 되도록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비중 68%인데...감축 예산 '쥐꼬리'

서울시 온실가스 감축의 성패가 건물부문에 달려있지만, 정작 예산과 정책 설계, 민간 전환을 뒷받침할 정보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우리銀, 생산적 금융 3조 투입...수출기업 '돈줄' 댄다

우리은행이 수출입 기업의 생산적 금융에 3조원을 투입한다.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본사에서 산업통상부, 한국무역

LGU+, 유심 무상교체 첫날 '18만건' 완료..."보안강화 차원"

LG유플러스가 전 가입자 대상으로 유심(USIM) 업데이트 및 무료 교체를 시작한 첫날 총 18만1009건을 처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유심 업데이트

순환소비 실천하는 러닝...파스쿠찌 '런런런' 캠페인

이탈리아 정통 카페 브랜드 파스쿠찌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러닝 매거진 '런런런'과 함께 진행한 자원순환 실천 캠페인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LG전자, 고효율 히트펌프로 '탄소크레딧' 확보 나선다

LG전자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통해 탄소크레딧 확보에 나섰다.LG전자는 국제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Foundatio

한국형 전환금융 '기준이 허술'…부실한 전환계획 못 걸러

정부가 제시한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이 그린워싱과 탄소고착을 막을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3일 녹색전환연구소가 발간한 이슈

기후/환경

+

유가 오르자 BP 기후목표 '흔들'…주총 앞두고 투자자들 반발

탄소감축에 속도를 내야 할 석유기업 BP가 유가가 오르자 석유사업 투자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싸고 있다.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美 압박에 굴복?...IMF·세계은행 회의 '기후의제' 사실상 제외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회의에서 기후관련 의제가 사실상 제외되면서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최근 열린 국제통화기금(I

경기도 '기후보험' 혜택 강화...진단비 2배 상향·사망위로금 신설

경기도가 진단비를 최대 2배 인상하고 사망위로금을 신설하는 등 보장 혜택을 강화한 '2026년 경기 기후보험'을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경기 기후보험

[이번주 날씨] 서울 낮기온 25℃...일교차 15℃ 안팎

이번주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13일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약 5℃ 오르며 15~26℃까지 치솟겠다. 서울과 대전은 26℃, 광

올해 극단적 기상 징조?...3월 세계 해수면 온도 '역대 2위'

전세계 바다 온도가 심상치 않게 상승하면서 올해 극단적 기상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수온 상승이 엘니뇨 전환 신호로 해석

"132년만에 가장 뜨거운 3월"...이상고온·가뭄 겹친 美

미국 전역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다. 이상고온에 강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나타나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