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치매 노인...여성 치매 진행 더 빠르다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2 11:40:31
  • -
  • +
  • 인쇄
여성이 전반적인 인지능력, 집행기능, 기억력 좋아
단, 인지능력과 집행기능 저하속도는 남성보다 빨라

알츠하이머 치매는 진단되는 시점과 진행 속도가 남녀 간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 의대 내과 전문의 데버러 레빈 박사 연구팀은 치매 진단은 여성이 남성보다 늦지만 일단 발생하면 진행 속도는 남성보다 빠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971년부터 2017년까지 남녀 2만6088명(남성 1만1775명, 여성 1만4313명)을 대상으로 평균 7.9년에 걸쳐 진행된 5건의 연구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전반적인 인지능력(global cognition)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 △기억력 테스트를 시행했다. 첫 테스트 때 이들 남녀의 평균 연령은 58세였다.

테스트를 분석한 결과 여성은 기본적으로 전반적인 인지능력, 집행기능, 기억력이 남성보다 좋았다. 그러나 전반적인 인지능력과 집행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빨랐다. 다만 기억력의 저하 속도는 남성과 비슷했다.

연구팀은 이에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지만 일단 인지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남성보다 빠르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여성은 인지기능 저하 진단 시기가 늦거나 지연된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 예비능이란 뇌의 노화를 대비해 평소에는 사용되지 않는 뇌의 대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해 뇌의 비상 에너지인 것이다.

여성은 뇌의 비상 에너지가 남성보다 많기 때문에 치매 초기의 인지기능 테스트에서는 남성보다 성적이 괜찮게 나올 수 있음을 이 연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남녀 간 이러한 차이는 성호르몬, 뇌의 구조적 발달, 유전자, 사회심리적 요인(psychosocial factor), 생활 습관, 뇌의 기능적 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 뇌 병리학(brain pathology)에서 오는 차이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마운트 시나이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의 샘 갠디 박사는 "이유는 어찌 됐든 인지 예비능에는 '절벽'(cognitive reserve cliff)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이는 '생리학적 고정점'(physiological set point) 이론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각각의 개인이 지니고 있는 신체 기관은 나름대로 그 기능의 고정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각 신체 기관의 기능은 서서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상 메커니즘(compensatory mechanism)에 의해 최적의(optimal) 고정점을 유지하다가 보상 메커니즘이 소진되면 급속하게 곤두박질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정점이란 이를테면 우리 몸이 일정한 체중, 체온, 전해질 농도 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말한다.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하기도 한다.

미국 알츠하이머병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레베카 에델마이어 연구실장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3분의 2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 연구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지난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인지기능 테스트는 손상된 기능과 손상되지 않은 기능을 구분할 수 있도록 민감성을 높이고 남녀 간 테스트 평가의 경계선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2018년 77만여명이던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2020년 86만여명으로, 2년 새 1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